KB국민은행이 4년전 투자한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 정상화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KB국민은행은 1조원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KB부코틴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부실화 대출채권)비율 11.76%를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평균인 3%대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NPL은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회수하지 못한 부실화 대출채권을 말한다.
찔끔 찔끔식 지원보다는 1조원대 대규모 유증을 통해 정상화의 결정적 단초를 놓겠다는 게 KB은행의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증을 통해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코핀은행이 이번 유증자금을 잘 활용한다면 정상화의 결정적인 계기를 맞게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편 지난 2018년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1100억원에 인수해 보소와 그룹 다음으로 제2주주가 됐다.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지난 2020년에는 지분 67%를 확보해 경영권을 취득할 수 있는 지배주주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을 인수할 당시에도 부실은행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4~5년 안에 재편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여러 번의 유상증자에도 적자폭이 크게 증가해 현재 대규모의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KB부코핀은행에게 신속한 NPL 정리를 강조하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한 건전성 개선을 요구했다.
부코핀은행, 치열한 내부 구조조정 및 혁신도 동시에 진행
하지만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포기하지 않은채 장기적인 플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14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현지 점포 67곳을 정리했다. 지난해 말 355곳이었던 영업점은 올해 상반기 기준 288곳으로 감소했다.
KB부코핀은행은 디지털화 전환을 위해 인도네시아 대표은행인 CIMB 니아가은행과 협력해 ATM기기 현금인출 서비스를 시행했으며, 올해 내로 모바일 뱅킹 앱 ‘워키’의 새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NGBS(차세대은행시스템) IT생태계를 개발해 KB국민은행이 보유한 IT기술 및 노하우를 KB부코핀은행에 이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은 KB부코핀은행을 놓고 현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은행종합건전성등급(RBBR)인 2등급을 매기기도 했다. 이는 전과 비교해 상향 조정된 결과다. 이번 상향 조정으로 각종 신상품 출시 및 디지털 뱅킹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아무리 KB국민은행이라 해도 처음부터 부실은행을 흑자로 바꿀 수 없다”며, “지금 시간이 걸리는 과정에 있지만 그럼에도 경영 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노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금융산업 규모에 비해 은행 수가 지나치게 많으며, 그 중 부실은행을 인수해 이를 정상화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국내은행이 인수 대상을 선정함에 있어 현지 시장 분석 및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