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 회장, 마이더스의 손으로 다시 한번 ‘회생 매직’ 쓰나
- “지속가능한 회사 만들겠다”…내년 전기차 라인업 확대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쌍용자동차를 품은지 한 달만에 내수와 수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쌍용차가 올해 월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곽 회장의 ‘기업 회생 마법’을 보여주는 좋은 출발이다.
2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쌍용차는 지난 9월 내수 7675대, 수출 3647대를 포함해 총 1만1322대를 판매했다. 특히 내수는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1개월 만에 월간 판매 최대 실적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98.9% 크게 증가한 엄청난 성과를 이룬 것이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에 발표한 신차 ‘토레스’의 판매가 호조였다. 토레스는 출시 이후 최대 실적인 4685대를 기록하며 9월 쌍용차 전체 판매량의 63.4%를 차지하는 등 신차 효과를 톡톡히 보였다.
토레스는 국내 추억의 명차인 무쏘와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야심차게 출시한 신차다. 지난 7월 출시돼 사전 예약으로만 3만대를 기록했고, 현대・기아차에서도 보기 어려운 기록을 세웠다. 이후 3개월 동안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며 누적 판매도 1만대를 돌파했다.
계약 대수가 6만여대에 달하는 만큼 당분간 판매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곽재선 효과’라는 호평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곽 회장은 지난 9월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곽 회장이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쌍용차는 중국, 인도를 거쳐 18년 만에 국내 토종 기업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한편 곽 회장은 쌍용차 인수 확정 이전부터 토레스 밀어주기에 매진했다. 올여름에는 신차 출고를 앞두고 특근하는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공장에 아이스크림을 보내줘 화제가 됐으며, KG타워 앞에 토레스 홍보 전광판을 세우는 등 쌍용차가 다시 SUV 명가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곽 회장은 지난 7월 5일 토레스 공개행사에 참석해 “쌍용차를 만들기 위해 인생 마지막으로 어려운 경영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쌍용차가 삼발이를 잘 지탱하도록 하는 좋은 주방장이 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쌍용차가 내수와 수출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만큼 곽재선 회장은 부품 협력사와의 긴밀한 공조는 물론 생산능력 확충 등 안정적인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쌍용차는 내년과 2024년 3종의 전기차 신차를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토레스 판매로 이익 체력을 키워 2배 가까운 판매볼륨을 실탄 삼아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려는 목표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기차 출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토레스를 베이스로 하는 U100을 출시하기 위해 중국 BYD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라며 “최근 배터리 수급으로 출고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3대로 꼽히는 BYD와 협력을 통해 그런 걱정을 많이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곽재선 회장이 ‘전기차 플랫폼’도 빠른 시일 내로 준비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곽 회장의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목표와 쌍용차의 앞으로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곽재선 회장이 적자, 부실 회사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기대된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모델로 바뀌는 시기에 쌍용차의 행보에 모든 재계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