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신규 서비스 출시·물류효율화 통해 내실 강화
국내 크로스보더(국가간전자상거래, 해외직구+역직구) 시장을 둘러싼 두 이커머스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주목된다. 외형확장을 통해 크로스보더 사업에 총력하는 큐텐과 아마존을 등에 업은 11번가다.
큐텐은 티몬에 이어 인터파크 쇼핑 부문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해 크로스보더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먼저 시장 입지를 다져온 11번가는 내실경영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11번가, 내실경영 확대해 직구시장 입지 굳힌다
먼저 치고 나온 건 11번가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아마존과 협업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하고 크로스보더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아마존 물건을 일부 취급하는 온라인몰은 있었지만 미국 본사와 직접 제휴 관계를 체결한 이커머스 플랫폼은 11번가가 유일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협력관계에 주력한 이유는 약점인 물류인프라 극복을 위해서란 분석이다. 이커머스업계가 3세대로 접어들면서 ‘물류’ 역량은 플랫폼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가 됐다. 전국단위 물류 기반을 통한 빠른 배송이 주요해진 것. 빠른 배송경쟁력이 없다면 충성고객 확보가 어렵고, 플랫폼 가치가 저하돼 수익구조 전반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11번가는 크로스보더 시장에 눈을 돌렸다. 완전히 다른 구매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경영전략이다. 하지만 느린배송과 까다로운 반품 문제가 지적되면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본을 들여 물류 인프라를 확대하기에도 부담이 크다.
그러자 11번가는 최근 각종 프로모션과 구독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특화된 구독상품 ‘우주패스slim’가 대표적이다. 고객은 2900원 구독상품을 구매하고 아마존 무료해외배송과 할인쿠폰 등 혜택을 제공받는다.
또 물류자동화 스타트업 ‘모비어스앤벨류체인’ 등과 협업해 물류센터 자동화 작업에 나섰다. 물류센터 권역확대 대신 물류효율화를 극대화해 배송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덕분에 올해 2분기에는 11번가가 운영하는 직매입 중심 사업이 1분기 대비 35% 성장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편 11번가는 내년 상장을 목표한 만큼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적자폭이 커지자 IPO 계획에 비상등이 켜진 것. 11번가는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 투자자들과 상장 약속기한을 정했다. 기한 내 상장을 못하면 원금에 연 3.5% 복리이자가 붙는다.
경업 제한 풀린 큐텐, 한국 '크로스보더' 시장공략 박차
최근 인수합병(M&A)시장에서 ‘큐텐’이란 이름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큐텐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해외직구 플랫폼 기업이다.
그간 한국 진출이 어려웠던 큐텐이 본격적인 국내 크로스보더 사업확대에 나섰다. 미국 이베이와 맺은 한국 내 ‘경업(競業·영업상 경쟁)’ 금지 계약이 해제되면서 올해 초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영업활동을 시작한 것.
큐텐은 최근 티몬 인수에 이어 인터파크 쇼핑 부문 인수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국진출은 다소 늦은 만큼 외형확장을 통해 국내 시장 입지를 빠르게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분교환 방식으로 야놀자와 인터파크 쇼핑 부문 인수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작업은 내년 1월 중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큐텐은 인터파크 인수가 완료되면 ‘큐텐DNA’를 빠르게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수한 티몬과 함께 큐텐의 크로스보더 플랫폼 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실제 티몬은 최근 해외직구 상품을 집약한 ‘큐텐X티몬 스페셜 직구’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또 지난달 티몬은 해외직구 브랜드를 모은 ‘티몬 무역상사’ 기획관을 신설해 연말까지 운영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큐텐의 국내 인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판도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티몬과 인터파크 역시 국내 이커머스업계 비중이 약한데다가 쿠팡도 크로스보더 사업을 본격화했다는 점도 우려되는 점이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4일 “이커머스업계 3강(쿠팡·신세계·네이버) 구도가 어느정도 굳어지면서 나머지 플랫폼업체들은 외형확장보다 수익성 개선 쪽으로 사업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를 인수해도 판도를 뒤집을 정도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