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박성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서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K9 자주포와 천무 수출을 통해 확보한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 관계를 현지 생산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기술이전과 생산·공급망 구축을 통해 폴란드를 유럽 방산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폴란드 고주프 비엘코폴스키에서 현지 방산기업 WB그룹과 설립한 합작법인 HWBAS의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공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에 구축하는 첫 유도미사일 생산시설이다. 행사에는 폴란드 국방부와 군비청, 한국 방위사업청 및 양국 방산업계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공장은 약 116만㎡ 부지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된다. 폴란드형 천무인 '호마르-K(HOMAR-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급 유도미사일(CGR-080)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설비 구축과 기술이전, 시험·인증 등을 거쳐 2029년 말 초도 생산을 시작하고 2030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공장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200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WB그룹과 지분 51대 49의 합작법인 HWBAS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폴란드 군비청과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생산기술과 관련 노하우를 이전할 계획이다.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폴란드와의 산업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럽 방산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 진출은 2022년 대규모 무기 수출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672문, 천무 다연장로켓 288대 도입을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K9 212문과 천무 218대에 대한 1차 실행계약을 맺었다. 2023년 12월에는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K9 152문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넓혔다.
천무 사업에서도 수출 규모를 확대했다. 2024년 4월 폴란드와 약 2조2700억원 규모의 천무 72대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1·2차 실행계약을 통해 총 290대의 천무 발사대 공급계약을 확보했다. 해당 계약에는 사거리 290㎞급 장거리 유도미사일과 발사 모듈 관련 기술이전도 포함됐다.
현지 생산을 위한 협력도 단계적으로 구체화됐다. 2024년 9월 WB그룹과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4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 조건에 합의했다. 이어 같은 해 9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지 생산체계 구축을 본격 추진했다. 기존 완제품 수출 중심의 사업구조를 기술이전과 현지 제조를 포함하는 장기 협력 모델로 확장한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폴란드 군비청과 약 40억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천무 유도미사일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지 합작법인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사거리 80㎞급 CGR-080 유도미사일 수천 발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이번 생산공장 착공은 당시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기 위한 핵심 생산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폴란드군의 수요에 따라 현지 생산 제품을 다양한 사거리의 유도미사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 내 생산·공급체계가 구축되면 현지 군의 안정적인 탄약 확보뿐 아니라 주변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한 추가 사업 기회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과 천무를 통해 확보한 유럽 시장 기반에 유도미사일 현지 생산 역량을 더해 장기적인 방산 협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성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