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의원“증권사도 은행처럼 투명하게 밝혀야”
국내 증권사들이 싸게 조달한 자금을 고금리로 고객들에게 빌려주며 매년 높은 이자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최고 5.9% 포인트에 달하는 등 유안타증권의 경우 신용융자금리가 1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경우 예대마진이 2% 포인트 이내이다”며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자율은 시장 환경에 따라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반면 예탁금 이자는 고금리시대와는 동떨어지게 0% 대로 변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증권사의 거래융자 이자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증권사의 조달 금리와 예탁금 이자는 낮은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양도성예금증서(CD) 91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CD금리의 경우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12월 CD기준금리의 경우 4.03%를 유지중이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29개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융자받은 평균 금리는 연 3.02%였다. 하지만 고객에 대출해주는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신용공여기간에 따라 최저 5.5%에서 최고 8.92%로 금리차가 최대 5.9%포인트 까지 발생했다. 지난 9월 KB국민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이 0.97~1.83% 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의 예대마진은 최대 6배 높은 편이다.
반면 증권사들이 예탁금 운용기관인 한국증권금융에서 융자받았던 평균금리는 2020년 1.27%, 지난해 1.05%로 나타났다. 올 3분기의 경우 융자액이 7조6852억원, 융자금리는 3.02%였다.
양정숙 의원은 “그동안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융자받아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 식으로 막대한 바가지 장사를 해온 셈”이라며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에서 조달한 7조6852억원을 기준으로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를 2.53% 포인트로 볼 때 연간 수익은 1944억원으로 예상되고 최대 금리차인 5.9%포인트를 적용하면 4534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의 예대마진율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와 대출 방식이 다르다면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