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보증비율 90% 넘어...재무건전성 악화
부동산PF비중도 가장높아, 문제는 후순위채
다올투자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상반기와 달리 현금확보를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최근 PF유동화증권 및 단기자금시장이 급격하게 경색되자 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채무보증비율 또한 93% 수준으로 100%에 육박했다. 채무보증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금액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떨어진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다올투자증권은 생존을 위해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핵심 자회사를 대부분 매각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M&A 시장에 태국법인인 '다올타일랜드'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내놓은데 이어 '다올신용정보'도 매각할 예정이다. 다만 매각설이 돌았던 '다올자산운용'의 경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자회사 매각과 더불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 또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직급과 근속연수, 나이 등을 가리지 않고 입사 1년 미만은 월급여의 6개월분, 1년 이상~3년 미만은 9개월분, 3년 이상~5년 이하는 12개월분, 5년 초과는 13~18개월분을 보상하는 방안으로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IB부분 구조조정에 관련해 뒷말이 무성하다"며 "소위 말하는 키맨들이 디벨로퍼나 자산운용사 등으로 다 떠나고 있어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만 급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자구책 마련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월 증권사가 리스크에 대한 분석 없이 무리하게 부동산PF를 추진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자기 책임 원칙하에 유동성 리스크 관리를 잘한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에 차이를 둘 수밖에 없다. KDB산업은행 등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은 대주주와 금융사의 자체적인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일 신년사에서도 부동산PF관련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 원장은 "대내외 리스크요인별 상시감시와 취약부문 잠재리스크 점검을 강화해 금융권의 위기대응 능력을 확보하겠다"며 "특히 부동산PF, 해외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의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PF관련 익스포저 문제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우발부채 대부분이 부동산 익스포져(우발부채 내 부동산PF 비중63%, 브릿지론 비중 24% 등)로 구성돼있으며 부동산 익스포져 내 중후순위 비중이 '80%' 상당에 달하고, 최초 LTV가 70% 이하인 익스포져는 약 50%로 부동산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평 관계자는 "우발부채 현실화에 따른 유동화증권 및 사모사채 인수 부담이 자본적정성 지표에 부담을 줄 전망으로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어, "브릿지론은 본 PF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손실 위험이 높고, 본 PF도 분양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 만기 시점에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며 "건전성 관리 수준에 따라 수익성뿐만 아니라 자본적정성 지표도 저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