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미국 배터리 공장 합작사로 LG엔솔과 SK온 저울질
-"GM-LG엔솔 관계 '긴밀'...파트너십 포기 어려울 것"
최근 완성차업체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직면한 SK온이 GM(제너럴 모터스)과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목이 쏠린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SK온과 GM 간 합작 결정은 아직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GM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당사는 SK온과의 합작과 관련해 현재 확정된 것이 없다”라며, “아직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도 백지화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지난 2009년부터 15년 가까이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파트너십 관계다. 업계에서는 LG엔솔이 SK온 대비 오래된 업력을 가지는 상황에서 GM이 기존 파트너십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기준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12.3%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는 압도적인 1위다. SK온은 5.9%에 머무르며 그 뒤를 이었다.
앞서 SK온은 그간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던 완성차업체 포드와 불화설이 돌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 최근 포드가 튀르키에 배터리 공장 신설 파트너사로 SK온이 아닌, LG엔솔을 선택한 것이다. 양사는 지난 2021년에도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에 공장 3개를 설립하는 등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각에서는 SK온의 배터리에 수율 저조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SK온 배터리의 수율이 높지 않다는 일각의 주장을 무조건 믿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SK온과 포드의 튀르키예 공장 신설이 무산되면서 SK온의 자본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 흑자로 전환하고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와의 관계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고 유연성 있는 자금 운영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SK온 관계자는 “포드가 SK온과 튀르키예 현지에 제4의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지 않는 것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전했다.
포드가 SK온 배터리의 수율이 높지 않아서 LG엔솔과 합작하는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재 90% 이상의 수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숙련도에 따라 수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최근에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으로 SK온 배터리가 지목되는 일도 있었다.
포드는 즉각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SK온과 함께 화재 원인 파악에 나섰으며, 현재는 생산라인을 재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포드가 SK온에 배터리 기술 공개를 요구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었으나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SK온 관계자는 “포드측이 기술공개를 요구했다는 말을 전혀 사실이 아니며 협력해서 화재원인을 점검한 후 공장을 재가동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