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7% 대비 30% 하락
“스튜어드십 정책 변함없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분기 의결권 반대율이 전년 대비 30% 하락했다. 정기주주총회가 모인 1분기에 의결권 행사 90%가량이 이뤄지는 만큼 연중 추가적인 반대율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회사는 지난 1분기 총 132개 회사, 988개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 864건, 반대 71건, 불행사 34건, 중립 19건이다.
전체 안건에서 반대 행사건을 나눈 반대율은 7.1%로 지난해 1분기 10.7% 대비 30% 하락한 수치를 나타냈다. 통상 1분기는 정기주주총회가 모인 시기로 연간 의결권 행사의 90%가량이 이때 이뤄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의 반대 권고율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3월 정기주총에 상정된 1494개 안건 중 10.5%(157개)에 반대 권고했다. 전년(8.9%) 대비 15% 증가한 규모다.
미래에셋은 지난 3년간 의결권 반대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7%에서 2020년 9%, 2021년(3분기 누적) 9.1%까지 증가하다가 지난해 10% 선을 처음 넘었다. 3분기 누적 10.1%다.
다만 이번에 1분기 반대율이 7%대로 내려가면서 2019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의결권 반대행사는 기관투자자들의 스튜어드십 행사의 독립성이나 전문성을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연세대학교 연강흠 경영대학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반대행사보다는 집합투자업자의 의결권 반대행사에 대한 시장이 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반대행사를 통한 주주행동이 감시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앞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안건이 아닌 주식 수를 기준으로 반대율은 산출할 시 이 비율은 더 내려간다. 전체 의결권 행사 주식수 대비 반대행사 주식수를 나눈 반대비율은 지난 1분기 4%로 작년 8%와 비교해 반토막났다.
그렇다고 회사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정책에 제동이 걸린 건 아니다. 회사는 2018년 이후 2020년, 2021년, 2023년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총 3차례 개정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가이드라인은 2018년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반대율이 곧바로 책임투자 강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찬성 건 또한 반대 건만큼의 책임투자 의사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의결권 반대비중이 높고 낮음으로 책임투자 수준을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찬성표 하나하나도 무척이나 면밀하게 검토한 후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측도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반대율이 낮게 나왔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정책에는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정책이 변한 건 아니다. 반대율을 절대적으로 9~10%를 맞추겠다는 정책은 없다”며 “주주총회 개별 사안에 대한 판단을 내리다 보니 반대율이 낮게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