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대비 220% 증가
부동산PF 부담에 투자심리 저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한국투자금융지주에 대한 투자의견이 엇갈린다. 회사는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IB(기업금융)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친 실적 개선으로 전분기 대비 200% 증가한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주가 발목을 잡는 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이다.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나 센티멘탈(투자심리) 측면에서 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종가 기준 회사의 최근 1개월 주가 수익률은 7.91%로 코스피 수익률(8.23%)를 소폭 밑돈다. 경쟁사 삼성증권(12.64%), 키움증권(12.46%), NH투자증권(10.30%) 등과 비교해 더딘 상승 폭이다.
연초 이후 주식 거래대금 증가, 시장금리 하락 등 매크로 환경은 증권주에 우호적으로 돌아섰다. 주식시장 반등에 코스피 일평균거래대금은 지난달 8조9348억원으로 12월 대비 2조2890억원(34%) 늘어났다.
지난 4분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변동성이 커진 시장금리도 안정화되는 추세다. 지난 11월 13년 만에 5%를 넘긴 91일물 CP(기업어음) 금리는 지난달 들어 3%대에 재진입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추가적인 상방요인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 한국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실적도 전분기 대비 큰 폭 상향된 것으로 예측된다. 19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은 211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2%(1457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전년 동기와 비교해 31.3%(964억원) 하락한 규모이나 브로커리지, IB, 세일즈앤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에 걸친 고른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다만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은 엇갈린다.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둔 데 의견이 모이나 관건은 부동산PF 부담이다. 회사의 그룹사 합산 PF 잔고는 4.6조원으로 추정된다. 대형 증권사 중 최대 규모다.
신한투자증권, BNK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신한증권은 키움증권과 함께 회사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부동산PF 우려가 과도한 가운데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연구원은 “현재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경우 부동산 PF 관련 과도한 우려는 기우로 판단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부동산 PF 관련 손실을 자기자본으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며 “코스피 대비 증권업종 할인율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은 전혀 부담 없다”고 말했다.
BNK투자증권도 부동산PF 우려를 보수적으로 감안해도 예상 연간 순이익(8165억원) 대비 주가 하락폭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BNK투자증권 김인 연구원은 “부동산 PF 우려와 경기둔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이익을 추정했다. 그럼에도 2023년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 대비 21.9% 증가한 8165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주가는 2.4% 상승에 불과하여 코스피 대비 11.6% 언더포펌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NH투자증권은 1분기 업황이 개선됐으나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유’ 의견을 냈다. 부동산PF에 대한 우려가 과도할 수 있으나 최근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제2금융권 부실 우려 등 국내외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부동산 영업을 재개하면서 IB 부문 손익이 개선되는 추세이나 이전과 같은 수준의 실적회복에는 장기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분기 영업환경 개선으로 경상이익은 전분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 다만 작년 3000억원대 PF 충당금 적립에 이어 추가 확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그룹사 손익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영업에 의존해 온 만큼 일시에 사업 축소는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