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식 교수, 이사회가 정경유착 행위 세부적으로 명문화 해야
삼성이 약 7년 만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의 외부 독립 감사 기구인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전경련에서 정경유착 행위가 재발되면 즉시 탈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경련 자체가 정경유착을 대변해왔던 조직인데 무슨 조건을 구차하게 달고 있냐"며 "오늘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18일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정경유착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내용을 명문화를 해야 외부적인 반발이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사회가 반대, 찬성, 우려 등 많은 이야기를 최대한 수용해 명문화 작업을 끝내고 재가입 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총 5개 계열사가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복귀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한경협은 전경련의 후신이다.
이사회가 회원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회원 승계에 동의하고 한경연 회원 명단 이관에 반대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한경협 회원으로 합류하게 된다.
합류가 확정되면 삼성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전경련의 정경유착 의혹이 세간에 불거지자 이듬해 2월 전경련을 탈퇴한 후 6년 6개월 만위 복귀가 되는 것이다.
한편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문제에 대해 우려와 반대를 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날 오전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안건을 심의한 준감위는 회의가 끝나고 가입 여부에 대해선 명시적 권고를 하지 않는 대신, 전경련 가입에 따른 우려 사항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준감위의 우려를 먼저 전달하고, 최종적으로 회사가 결정했을 경우 어떤 조건 하에서 활동해야 하는지를 권고했다"고 했다.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 경영진의 재고를 촉구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준감위의 전경련 재가입 권고는 스스로 존재 가치가 없음을 확인해 준 결정"이라며 "정경유착을 근절해야 하는 준감위가 전경련 손을 들어주고 책임 또한 삼성 경영진에 떠넘겼다"며 재가입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경실련 이외에도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도 공동 성명을 내고 정경유착 발생 시 탈퇴 권고는 잘못된 결정이라는 내용으로 날선 비판을 했다.
최지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