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ASML,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
- SK하이닉스-ASML,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네덜란드 ASML과 차세대 EUV(극자외선) 반도체 기술 관련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국내 연구시설에 1조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양국 정부는 500명의 반도체 인재 양성에도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삼성전자와 ASML의 협력 발표는 치열해지는 반도체 초미세화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ASML도 공동 기술개발에 성공해서 보다 친환경적인 반도체 장비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에 동행해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남동부 펠트호번 소재의 세계 유일의 EUV 노광 장비 생산기업 ASML을 방문했다.
1984년 설립된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을 위한 극자외선 노광장비(EUV)를 전 세계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해 이른바 '수퍼을(乙)'로 꼽힌다.
ASML방문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도 함께했다. ASML의 피터 베닝크 CEO가 안내했으며 ASM의 벤자민 로 CEO, 자이스의 안드레아스 페허 CEO, 연구기관 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CEO 등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의 웨이퍼 방명록 서명,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 MOU 서명식, 클린룸 시찰 등 순으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 계기의 ASML 방문이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이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반도체 산업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해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성-ASML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 ▲SK하이닉스-ASML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한국-네덜란드 정부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등 3건의 MOU가 체결됐다.
삼성전자와 ASML은 공동으로 내년부터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한국에 설립해 운영한다.
차세대 반도체 R&D센터에서는 차세대 EUV를 기반으로 하는 초미세 제조 공정을 개발하게 된다.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센터로, 우리 정부는 설치부터 운영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SML과의 MOU를 통해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1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고 연간 16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부는 반도체 분야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함께 인재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제프리 반 리우웬 네덜란드 통상개발협력 장관과 안덕근 본부장은 MOU를 체결했다.
우리측에서는 KAIST·울산 UNIST·성균관대 등 3개 반도체특성화 대학원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네덜란드 측에서는 아인트호벤 공대·IMEC·Brainport Development·ASML·ASM·NXP 등이 참여한다.
첫 교육은 내년 2월 네덜란드에서 1주간 진행되며 양국에서 석박사급 대학원생과 엔지니어 각 50명씩 총 100명을 선발한다. 향후 5년간(2024~2028년) 양국의 석·박사 인력을 포함해 약 500명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교육생들은 아인트호벤 공대에서 반도체 석학의 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특강을 수강하고 업계 난제를 해결하는 '반도체 솔버튼'에 참여한다. 네덜란드 ASML, NXP 등 반도체 기업 현장에서의 실무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인재를 같이 키우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진정한 반도체 동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양국의 반도체 분야 미래 세대들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은 방진복을 입고 차세대 EUV 장비를 생산하는 ASML 클린룸을 시찰했다.
이 클린룸은 2nm(나노미터)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투입되는 차세대 EUV 장비 제조 공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방문에 맞춰 외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대외에 공개됐다.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이제 막 3nm 경쟁에 들어간 상황에서 2nm 공정을 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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