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확산되자 논란 사료 중고판매 급증
중고거래 플랫폼, "판매글 삭제 조치 중"
중고거래를 통해 성분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있는 고양이 사료를 되파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최근 원인 모를 근육병증 증상을 보인 고양이들이 공통적으로 먹은 일부 국산 사료가 논란됐는데, 해당 제품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 사료 의혹 확산 직후 게시되는 사례가 늘자, "제 고양이에게 먹일 수 없는 사료를 다른 고양이 먹으라고 판매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의혹을 받고 있는 고양이 사료를 중고거래를 통해 되파는 사례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약 7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고양이 정보 커뮤니티에 문제 사료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글이 여러 건 게시됐다. 고양이 집단 폐사의 원인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료를 판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게시글에는 "중고거래 플랫폼에 현재 문제 사료로 거론되고 있는 제품이 판매 중"이라며 "아이들이 안 먹어서, 살이 빠져서 등의 이유를 대며 팔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 작성자는 "양심이 없는지 본인 고양이만 안 먹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사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판매글을 올린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해당 판매글에는 "현재 성분 이상으로 언급되는 사료라 급여 중단을 위해 버리려고 한다"며 "혹시라도 길냥이를 챙겨주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분이 있다면 가져가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혹시라도 관련 논란을 알지 못하는 이용자가 사료를 구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글도 다수 올라와 있었다. '고양이 사료'라는 키워드로 검색될 수 있도록 제목과 해시태그를 설정하고, "고양이 사료 판매·구매·나눔에 주의하라"며 문제 사실을 알리고 있던 것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문제 사료의 판매글은 신고를 통해 삭제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문제 사료 판매 게시글을 신고 접수 등을 통해 확인하는 즉시 삭제 처리를 하고 있다"며 "판매 금지 품목으로 등록이 될 경우 자동으로 삭제 처리가 가능하지만 현재는 아직 해당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근 또한 해당 사료가 거래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당근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이용자 보호 및 사고 예방을 위해 논란이 있는 고양이 사료가 거래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대한수의사회와 농식품부 등 관련 기관 및 부처의 입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논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가정에서 지내던 고양이 12마리가 동시에 신경증을 앓다가 그 중 3마리가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됐다. 이후 국내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사례가 다수 보고돼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불안감이 높아진 것이다. 주요 증상은 식욕 저하, 기립 불능, 근색소뇨 등으로 신경·근육병증의 질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해당 질병의 원인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국산 사료가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커졌다. 이에 따라 대한수의사회, 농축산식품부, 동물보호단체들은 사료 수거·검사 등에 나서는 중이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고양이 근육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사료 리스트가 공유되며 관련 사료의 급여나 구매를 중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