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위상 높이는 '까르보불닭'... 이전엔 '초코파이'와 '도시락'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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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위상 높이는 '까르보불닭'... 이전엔 '초코파이'와 '도시락'이 있었다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5.28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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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해외 공략한 오리온 초코파이·팔도 도시락
수출망 없었지만 '보따리 상인' 통해 유통
초코파이·도시락, 현지 '국민 제품'으로 자리 잡아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삼양라운드스퀘어(구 삼양식품) '까르보불닭볶음면'의 인기가 해외에서 고공행진하며 K-푸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K-pop, K-콘텐츠 등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 제품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수십 년 전 해외에서 국내 제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웠을 때도 일찌감치 해외에 진출해 두각을 나타낸 기업들이 있다. 

오리온의 '꼬북칩'이 미국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해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오리온]
오리온의 '꼬북칩'이 미국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해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오리온]

2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해외에서 K-푸드의 열풍이 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브랜드의 과자, 라면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해외 매출액은 809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68% 수준이다. 특히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자사 제품의 해외 인기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35% 급증하기도 했다. 오리온 또한 '네 겹 식감'을 살린 꼬북칩의 해외 선전에 힘입어 올해 1분기 12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K-콘텐츠의 영향으로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문화에 느끼는 친밀함이 커져, 국내 식품의 해외 진출에 대한 장벽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인지도가 낮았을 때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해 발판을 닦아놓았던 기업들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은 K-라면이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식품이지만, 그 이전부터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낸 라면이 있다. 바로 팔도의 '도시락'이다. 

러시아의 '국민 라면'으로 유명한 도시락은 사실 지난 1991년부터 일본과 러시아에 수출되며 해외 부문에서 역량을 톡톡히 발휘해 온 상품이다. 지난 2003년 해외 누적 판매량 10억 개를 넘기고, 지난 2016년에는 50억 개를 돌파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락에 마요네즈를 넣어 먹는 방식이 유행하자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마요네즈가 들어간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러시아 내 도시락 인기는 지난 2019년 러시아에서만 누적 판매량 50억 개를 달성했을 정도다. 컵라면이 '도시락'이라는 단어로 러시아에서 통용되기도 한다. 

한편 제과분야에서는 오리온이 지난 1990년대 초코파이를 앞세워 해외 시장 진출을 선도했다. 

해외 진출 첫 타깃이었던 중국 베이징에 지난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고 지난 2013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중국 시장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특히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의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국민 간식'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현재 초코파이는 현지 식문화에 맞춰 약 30여 종의 다양한 맛으로 생산되며 세계 60여 개국에서 한 해 35억 개 이상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초코파이가 가지는 입지가 해외 진출이 성행하지 않았을 시점부터 대단했던 것이다. 

수출 판로가 형성돼있지 않았던 이른 시기에 해외 진출을 선도한 식품기업들은 주로 '보따리 상인' 등을 이용해 제품을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28일 <녹색경제신문>에 "초반에는 유통망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보따리 상인들을 통해 시장 기반을 다졌다"며 "이후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돼 해외 법인과 현지 공장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국내 식품기업들의 해외 진출 이유는 모두 내수시장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제한된 국내 시장보다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할 경우 성장할 수 있는 규모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이른 시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온 기업과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들의 K-푸드 선전에 앞으로도 더욱 많은 국내 식품기업이 해외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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