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이야기] "중국산 가전제품 믿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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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이야기] "중국산 가전제품 믿기 힘들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5.29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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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스마트폰 충전기 발화사고 불신 키워
OPPO, 샤오미 중국색 지우며 점유율 높여
모로코인들이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매장 '일렉트로플레닛' 사진.
모로코인들이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매장 '일렉트로플레닛' 사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아무리 싸다고 해도 집안을 불태울 수 있는 중국산 가전제품은 되도록 사지 않으려고 한다."

한 모로코인 가장이 중국산 가전제품에 대해 털어놓은 얘기다.

모로코인들은 아직까지 중국산 가전제품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 '알테무(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의 공습'이 우리나라에서 중국산 가전제품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산 스마트폰 충전기가 수차례 폭발했던 사건이 거부감을 키웠다고 한다.

덕분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렸다. 소형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냉장고, TV와 같은 대형 가전제품 분야에서도 두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졌다. 중국산과 비교해 가격은 비싸지만 성능이 좋고 안전할 것이라는 모로코인들의 기대가 반영됐다. 아직까지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모로코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점도 우리나라 가전제품이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안심할 수만은 없다. 중국 IT 기업들이 자국의 색채를 지운 채로 모로코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포(OPPO)와 샤오미는 모로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데도 모로코인들은 해당 기업들이 중국 기업인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모로코 진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는 비싼 배송비 등으로 인해 모로코에서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인지도는 극히 낮지만 향후 배송비와 배송 기간을 줄인다면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물론 중국산 가전제품의 신뢰도가 낮다곤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큰 메리트를 내세운다면 결국 점유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은 모로코 온라인 쇼핑몰을 선점해야만 중국산 가전제품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잔몰(marjanemall), Ubuy 등 모로코에서 규모를 키우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우리나라 가전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면 점유율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로코 엘자디다의 가전제품 매장 직원 A(31)씨는 "중국산 가전제품의 선호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모로코인들이 중국산인줄 모르고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중국산 가전제품의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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