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이야기] 택시앱에겐 기회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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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이야기] 택시앱에겐 기회의 땅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4.05.22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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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택시앱 수요 증가
과도한 수수료 거부감 느껴
모로코 택시 사진.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외국인으로서 모로코에서 생활하면서 불편한 것이 하나 있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일이다. 항상 도로에 서서 택시를 직접 잡아야하고 바가지를 쓰는 것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점 역시 목적지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이는 모로코가 가진 관광지로서의 매력도를 깎아먹는다. 

물론 택시 애플레이케이션(앱)이 아예 없지는 않다. inDrive(인드라이브)와 같은 택시앱이 존재하긴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이 번거롭고 장거리에 주로 활용되는 탓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런 얘기를 모로코인들에게 털어놓으면 그들 역시 대중화된 택시앱의 필요성에 대해 동감한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택시를 이용하는 일을 불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모로코에서 택시앱이 널리 쓰이지 않는 이유로는 영향력 있는 플랫폼의 부재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선 카카오가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바탕으로 빠르게 카카오택시를 대중화시켰지만 모로코에는 카카오와 같은 기업이 없다. 모로코인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왓츠앱을 이용하긴 하지만 미국 기업인 탓에 모로코에서 택시앱으로까지 확장을 이뤄내긴 어렵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의견이다.

아직까지 일상생활에서 앱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모로코인들의 생활방식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한국에선 이제 없어선 안될 앱으로 꼽히는 배달앱도 모로코에선 완전히 대중화됐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더불어 모로코가 현금 중심의 거래 방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점도 여러 생활 플랫폼들이 수익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문제다.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모로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택시앱 등 생활과 관련된 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결제 역시 20~30대를 위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 마스터카드가 모로코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모로코인 응답자의 75%가 모바일페이 사용경험을 최소 1번 이상 갖고 있고, 11%는 현금사용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택시앱에게 모로코가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시앱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또 다른 분야로 확장을 이뤄내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플랫폼 수수료와 관련해선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실제 현지 택시운전사들은 택시앱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를 수수료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모로코 엘자디다의 한 택시운전사 A(50)씨는 "택시앱 없이도 승객을 태우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지만 가끔 외국인을 태울 땐 목적지와 요금을 합의하는 데 불편함을 느껴 택시앱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직접 일을 해서 번 돈을 택시앱 기업이 떼어간다는 것에 대해 아직까진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택시앱 활용은 조금 먼 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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