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노소영' 보다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부부' 이혼 재산분할액 더 많나...해외에선 빌 게이츠 '1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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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노소영' 보다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부부' 이혼 재산분할액 더 많나...해외에선 빌 게이츠 '100조'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6.03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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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노소영 이전에는 김택진 이혼 분할액 300억원이 가장 많아
- 이재용·정용진·이부진 등 이혼소송 사례에 그간 특유재산 인정 없어
- 빌 게이츠, 멜린다 프렌치와 이혼 당시 재산 50%인 104조원 지급
-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이혼비용으로 약 52조원 사용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재산분할액으로 1조3808억원을 판결받자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창업자 부부를 비롯 국내외 이혼소송 금액 사례에 눈길이 쏠린다. 

법조계 한 인사는 "최태원-노소영 부부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특유재산이 재산분할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공동 창업에 해당하는 권혁빈 창업자 부부의 이혼소송이 최대 금액이 될 가능성도 나온다"며 "해외에서는 빌 게이츠 부부의 이혼소송이 100조원에 달하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달 발표한 '2024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는 9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권혁빈 CVO의 재산을 35억 달러(약 4조 8286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IT업계와 법조계에서는 권혁빈 CVO 부부의 이혼 소송이 국내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사례가 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CVO와 이대 출신의 아내 이 모씨는 지난 2001년 결혼한 뒤 2002년 사업초기에는 아내 이씨의 지분도 일부 있었으나 이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마일게이트는 그동안 비상장을 유지해왔던 터라 이번 소송을 통해 기업가치가 처음 드러날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지난 4월부터 권혁빈 CVO 부부의 이혼소송을 위한 재산 감정 절차를 시작했다. 감정은 재산 분할 작업의 첫 단계로 이혼 당사자가 보유한 현금, 주식,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규모를 전문 감정인이 확인하는 절차다. 

이 씨는 2022년 11월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권혁빈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달라고 요구했다. 권혁빈 CVO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혼소송 기각을 요청한 상태다. 이 씨는 소송 제기 직전 "권혁빈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등 재산 3분의 1 이상을 처분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청구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스마일게이트 그룹은 창업자인 권혁빈 CVO가 100%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스마일게이트 홀딩스를 중심으로 8개 자회사로 구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핵심 수익원인 스마일게이트RPG 가치에도 주목한다. 스마일게이트RPG는 그룹 최대 흥행작 중 하나로 꼽히는 로스크아크를 제작·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액 5237억원, 영업이익은 269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을 맡은 항소심 2심 재판부는 지난 5월 30일 "최태원 회장의 재산 중 SK㈜ 주식도 공동재산으로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하고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1조3808억원을 현금으로 주라"고 판결했다. 재산분할액이 1심 665억원에서 20배 이상 늘어난 것.

특유재산은 혼인 전부터 가진 재산과 혼인 중에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라 이혼시 분할 대상에서 빠지지만, 결혼 기간 중 함께 형성한 공동재산은 분할 대상이다.

재판부의 특유재산에 대한 판단은 과거 재벌가 이혼소송과는 달랐다는 점에서 재산분할액에서 크게 비교가 된다.

이부진, 임우재와 이혼하며 141억원 재산분할...정용진, 고현정에게 위자료 15억원 지급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당시 '이부진 사장의 재산 약 2조5000억원 중 절반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년 3개월간 기나진 법정다툼이 이어졌다. 

대법원은 2020년 1월 이부진 사장이 자녀의 친권·양육권을 갖고 임우재 전 고문에게 재산분할로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확정판결했다. 이부진 사장의 보유 주식 대부분은 혼인 전부터 갖고 있었기 때문에 특유재산으로 분류됐다. 

조승연(개명 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혼소송에서도 지난해 11월 재판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전 남편 박 모씨에게 줄 재산분할액으로 13억3000만원만 확정 판결했다.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식 지분은 분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게 기존 법원의 일반적인 판단이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04년 이혼 당시 회사 지분 1.76%(35만6461주, 당시 시가 약 300억원)를 전 배우자에게 넘겨준 바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이혼 판결에 앞서 국내에서 가장 큰 재산분할 사례다. 김 대표의 전 부인은 주식을 받자마자 모두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09년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이혼했다. 두 사람의 재산분할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백억원대라는 추측이 제기된다. 임세령 부회장은 당시 이재용 부회장을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냈다. 두 사람은 소송 제기 1주일 만에 위자료와 재산분할, 양육권 등에 대해 합의하면서 조정이 성립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03년 이혼할 당시 전 부인인 배우 고현정씨에게 위자료 15억원을 줬다. 별도의 재산 분할이 있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고(故)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1년간의 소송 끝에 2006년 전 부인 박 모씨에게 현금 53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이혼에 합의했다.

해외 유명 부자들도 이혼 시 거액의 재산 분할액을 지급했다. 대표적 사례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혼'으로 꼽힌다.

빌 게이츠 부부는 2021년 이혼할 당시 175조원 상당의 주식, 부동산, 미술품 등을 공평하게 나누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가 아내 멜린다 프렌치에게 지급한 금액은 7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돈 약 104조8800억원에 이른다.

빌 게이츠는 멜린다 프렌치와 2021년 이혼하면서 약 104조원을 지급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는 1987년 교제를 시작해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2000년 세계 최대 규모인 민간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해 이혼 후에도 공동 운영했지만, 지난 5월 멀린다가 공동의장직을 내려놓았다. 멀린다는 공동의장을 사임하며 퇴직금 개념으로 125억 달러(약 17조원)을 추가로 받았다.

제프 베이조스는 2019년 이혼 당시 아내 매켄지 스콧에게 380억 달러를(약 52조4210억원) 지급했다. 아마존 주식의 4%(1970만주)가량이다. 다만 베이조스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의결권은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매켄지 스콧은 단숨에 2019년 세계 최대 부호 15위에 올랐다.

구글 공동 창업자로 190조원이 넘는 재산을 보유한 세계 7위 부자 세르게이 브린은 지난해 니콜 섀너핸과 이혼했다. 브린은 한 번의 이혼 이후 2018년 두번째 결혼을 시작했지만, 5년도 안돼 또 이혼했다. 포브스는 이혼 이후 섀너핸의 재산이 최소 3억6000만달러(약 5000억원), 최대 10억달러(1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섀너핸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변호사이자 기업인으로, 현재 미국 대선에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맡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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