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해외는] 챗GPT, 고전하던 출판 및 언론업계에 회생 모델 제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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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해외는] 챗GPT, 고전하던 출판 및 언론업계에 회생 모델 제시할까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06.30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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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 세계 저명 언론사・출판사 콘텐츠 라이선싱 통해 양질 콘텐츠 확보
- 인공지능 업계, 전략적 콘텐츠 파트너십 계속될 듯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온라인 챗봇 앱인 챗GTP(ChatGPT)를 개발한 인공지능 기업 오픈AI(OpenAI)가 최근 몇 개월 사이 전 세계 대형 유명 출판사들과 사업 협력을 연거푸 체결하며 출판사들에게 막대한 금액의 사용료를 지불해가며 고품질 콘텐츠 사용권을 구입하고 있어 주목된다.

오픈AI는 레딧(Reddit) SNS 플랫폼의 회원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지: Reddit
오픈AI는 레딧(Reddit) SNS 플랫폼의 회원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지: r/OpenAI=Reddit

오픈AI가 라이선싱 사업 협력을 맺은 언론・출판사들에 지불한 비용 규모와 내역은 공식 발표된 바 없다. 

테크 분야 정보 사이트인 ‚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내부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오픈AI가 출판사들이 보유한 양질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대가로 도합 수 십억 달러(우리 돈 수 조 원) 대를 지출했을 것이라 추측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6월 27일, 오픈AI과 저명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은 다년에 걸친 사업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공동 발표했다. 이 합의 결과, 앞으로 오픈AI는 지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출간된 '타임' 지 과호 기사에서 가장 최신 호 기사까지 모든 기록을 챗GPT 챗봇의 인공지능 모델 학습을 보강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약 한 달 전인 5월 27일, 오픈AI는 대형 미디어 복합 기업인 뉴스 코퍼레이션(News Corp.)과 다년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뉴스 코퍼레이션의 뉴스 콘텐츠를 오픈AI 인공지능 학습과 사용자 질문에 대한 응답용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뉴스 코퍼레이션은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 '배런스(Barron’s)', '마켓워치(MarketWatch)' 등 미국 경제 매체, 영국의 '선데이타임스(The Sunday Times)'와 '데일리 텔레그라프(The Daily Telegraph)' 등을 소유하고 있는 다국적 대중 매체 그룹이다. 이 사업 협력 체결로 오픈AI는 미화 2억 5,000만 달러(우리 돈 약 3,700억 원) 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해외 언론들은 추측한다.

앞서 오픈AI는 그보다도 더 한 달 전인 4월 29일, 세계적인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와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고 이 신문사의 기사 기록을 인공지능 훈련용 데이터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오픈AI는 최근 애틀랜틱(The Atlantic), AP 통신(Associated Press), 닷대시 메러디스(Dotdash Meredith, '피플(People)' 매거진과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 소유주), 악셀 슈프링거 출판사(Axel Springer,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 '폴리티코(Politico)' 소유주)와도 차례로 콘텐츠 사용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 오픈AI와 언론출판업계 상생(相生) 딜?

오픈AI가 수십억 달러를 써가며 장바구니 속을 채우는 것은 다름 아닌 출판 및 언론 기업들의 출판 기록물들이다. 이들 기업들이 적게는 수 십 년 길게는 백 여 년에 걸쳐 축적해 온 양질의 디지털 기록 자료는 인공지능을 훈련하는데 더없이 훌륭한 먹잇감이다.

물론 기존 인터넷 웹 환경에 널려있는 콘텐츠를 웹 크롤러를 사용해 얼마든지 무료로 탐색하고 인덱싱할 수 있다. 

그 같은 콘텐츠 확보 방식은 인공지능 기업들에게 저작권 침해 소송 등 법적 분쟁을 야기해 온 골칫거리였으나 오픈AI의 최근 그 같은 결정은 저작권 분쟁 가능성을 뿌리부터 제거하고 미래 고급 정보 공급 문제는 단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출판사와 언론사들에게도 오픈AI와의 콘텐츠 라이선싱 딜은 매우 달가운 소식이다. 

언론 출판 업계는 특히 지난 30년 가까이 인터넷 기술 기반 빅 테크의 등장으로 고전한 산업 분문이다.

특히, 구글과 페이스북은 지난 20년 동안 기성 언론과 출판업계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빅 테크 플랫폼은 기성 언론출판업계에 구독 방식 및 트래픽 유도로 광고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나 사실상 디지털 광고 수익의 점유율은 빅 테크가 장악하고 있다.

조직 통합 및 축소를 거치며 사업 재조정으로 생존해 온 글로벌 언론 출판사들은 일단 이번 오픈AI와의 사업 체결을 계기로 그동안 무료 정보와 경쟁하며 꾸준히 생산해 온 우수한 콘텐츠를 인공지능 모델 학습과 사용자 응답용 기초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랜 재정난 속에서 절실히 필요로 했던 현금 투입 지원받아 당분간 기사회생 할 수 있는 셈이 됐다.

오픈AI와 언론출판업계의 협업 이후 미래 언론의 미래는 또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

이제까지 인터넷 사용자들은 구글 검색엔진이나 페이스북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큐레이팅한 뉴스로부터 정보를 얻었지만, 얼마안가 인터넷 사용자들은 챗GPT 챗봇에게 직접 뉴스를 읽고 듣게 될 것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 사이 영세한 중소 규모 출판사들의 재정난과 폐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 언론사와 출판사 간 재통합과 구도 재편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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