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증가 반영
수익률 우수한 국내 채권형 ESG 펀드 조명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국내 ESG 투자가 최근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 ESG 펀드 자금 유입은 최근 몇 해간 이어진 부정적인 거시 환경의 영향과 부진한 투자 수익률로 인해 2021년 이후 감소세가 지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ESG 투자는 지난 2018년 이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을 주도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이 늘면서 채권형 ESG 투자가 덩달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재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SG 채권은 지난 2023년 이후 누적 수익률 1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ESG 펀드가 △ESG 요인을 포함한 종합적 신용 분석 기반 크레딧 투자 △2023년 이후 글로벌 통화 긴축 속도 둔화 △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중장기물 중심의 투자 등의 요인으로 변동이 큰 시장에서 다소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신 본부장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크게 위기를 겪었던 국면에서도 ESG 펀드는 차별화된 우수한 수익률 기록한 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대내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이슈 △우량기업과 한계기업의 양극화 심화 △기업 신용등급 강등 사례 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기존의 전통적인 리서치와 더불어 ESG 요인까지 꼼꼼하게 고려한 크레딧 투자가 조금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 국내 ESG 펀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국내 ESG 펀드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ESG 펀드 순자산은 5조 7576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283억 원가량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ESG 펀드 자금 유출은 글로벌 펀드 유입액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발표한 '최근 ESG 펀드 투자 둔화 배경 및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ESG 투자는 지난 2021년 이후 꾸준한 감소를 나타내다가 지난 5월 순유출로 전환했다.
글로벌 펀드 자금은 올해 5월 기준 전체적으로 증가했지만, ESG 펀드의 경우 102억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채권형 ESG 펀드 설정액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ESG 펀드 설정액은 전일 기준 1조 9579억 원으로 올해 초 대비 24.5% 증가했다. 반면, 주식형 ESG 펀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양호한 수익률을 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출이 지속되며 채권형 ESG와 펀드와 증감이 엇갈렸다.
올해 채권형 ESG 펀드 설정액 증가를 두고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 채권 수요 증가를 원인으로 꼽는 의견이 대다수나, 업계에선 향후 ESG 채권 발행 규모와 속도를 고려할 때 ESG 채권 및 펀드 발행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5일 신재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ESG 채권은 지난 2022년 58.7조 원, 2023년 75.3조 원 발행됐다"고 했다.
이어 "2024년 2분기까지 발행된 속도를 감안할 때, 올해 약 60에서 70조 원 이상의 ESG 채권 발행이 예상되고, 향후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이에 따른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ESG 채권 발행과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형 ESG 펀드 가운데 최근 1년 수익률이 지난해 국내 채권형 ESG 펀드 평균 수익률(3.14%) 및 KIS종합채권지수(4.67%) 보다 높은 주요 상품들을 선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채권형 ESG 펀드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증권자투자신탁’을 출시했다.
국내에서 발행된 ESG 채권과 ESG 상위 등급 기업의 발행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4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5.85%다.
신용등급 AA- 이상 기업 중 ESG 투자 기준에 부합하면서 미래에셋운용의 유니버스에도 적합한 기업을 산출해 투자한다.
현재 기준 주요 종목은 국고채권(12.55%), 중소벤처 기업진흥 채권(9.20%), 한국주택금융공사(9.02%), 한국주택금융공사(8.97%), 신한금융지주(8.92%) 등으로 구성돼 있고 기업의 경우 ESG 등급과 이벤트 등을 모니터링해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ESG히어로증권 자투자신탁(채권)'은 4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 6.35%로 국채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과거 10년간 정기예금 대비 꾸준한 초과수익을 기록한 '한화 코리아밸류 채권 펀드'를 주력 모펀드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로서는 유일하게 자체 ESG 평가 시스템 구축하고 비상장 채권 발행사 및 공기업까지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C-W)'는 4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 7.3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2008년 출시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적인 국내 채권형 펀드다로 회사가 자체 개발한 크레딧 투자분석 시스템을 기반으로 A등급 이상의 국내 우량 크레딧 채권을 선별해 투자한다.
2020년부터 ESG 투자전략을 더해 재무성과와 함께 비재무적 요인인 ESG 등급을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
나아영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