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
영업이익경비율 역시 매년 개선돼
올해 2분기 리딩금융 왕좌 탈환할 듯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KB금융지주가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2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경영효율성 수치 역시 작년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곧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2분기에는 KB금융이 리딩금융 왕좌를 재차 탈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은행, 비은행 부문 모두 포트폴리오가 고른 편"이라며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 쪽에서도 실적이 좋게 나와 홍콩 ELS 이슈를 어느정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7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3조76억원과 견줘 7.5%(2261억원)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홍콩 ELS 사태를 KB금융이 직격으로 맞았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말 기준 KB국민은행은 7조8000억원 어치의 홍콩 ELS를 판매했는데 은행권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홍콩H지수 하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배상하고자 KB금융은 올해 1분기에만 842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그러나 홍콩H지수가 반등하면서 일부 충당금이 2분기에 일부 환입됐다. 이에 올해 2분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4989억원) 대비 15.6%(2335억원) 개선된 1조7324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던 경영효율성 역시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6.4%로 집계됐다. 작년 말 41%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6%포인트(p) 감소했다.
CIR은 총영업이익에서 인건비, 임대료 등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은행과 금융지주 등 금융권의 경영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CIR은 수치가 높을수록 경영 환경이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KB금융의 CIR은 2021년까지만 해도 49.7%를 기록하는 등 50%에 육박했다. 그러나 2022년(48.2%)를 시작으로 작년 41%로 집계되며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KB금융이 실적과 경영 두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리딩금융 왕좌를 차지하는 금융지주가 어디일지 여부에 대해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23일)을 시작으로 25일에는 우리금융지주가, 26일에는 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에 등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2분기 KB금융(1조4726억원)이 신한금융(1조3046억원)을 제치고 리딩금융 왕좌를 거머쥘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 또한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 실적은 대부분 시장 예상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KB·하나금융의 상회폭이 특히 더 클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추가 충당금이 크지 않고 홍콩ELS 비용이 환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예측했다.
CIR 지표 역시 관심사 중 하나다. 2021년 KB금융의 CIR(49.7%)은 신한금융(45.3%)에 비해 4.3%포인트(p)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4.3%p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0.4%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올해 경영효율성 면에서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지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KB금융이 비은행과 디지털 부문에 그룹사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런 노력이 실적과 경영 면에서 결실을 맺은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