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 뚜렷한 박우혁 제주은행장, 2연임 가능할까?... "도금고 경쟁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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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뚜렷한 박우혁 제주은행장, 2연임 가능할까?... "도금고 경쟁도 변수"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10.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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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행장, 22년 3월 선임돼 1연임 거쳐 3년째 임기중... 올해 말 2연임 여부 확정 전망
제주은행, 박 행장 취임 후 효율성·여신 포트폴리오 개선됐지만 최근 순이익·건전성은 악화돼
박 행장의 '공과' 균형 이루는 상황... 도금고 경쟁 결과가 연임 여부에 미치는 영향 적지 않을 듯
박우혁 제주은행장 [제공=제주은행]
박우혁 제주은행장 [제공=제주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둔 박우혁 제주은행장의 '2연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뚜렷하게 갈리는 박 행장의 '공과' 탓에 연임 전망이 안갯속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농협은행과의 경쟁을 앞둔 제주도 1금고 유치전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잇는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주은행의 모기업인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박 행장의 2연임 여부는 올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지난 2022년 3월 제주은행장으로 선임돼 한 차례 연임된 바 있다. 

박 행장은 임기 동안 제주은행의 체질 개선에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전략적인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 등을 통해 제주은행 전반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제주은행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2021년말 72.23%에 달했으나, 박 행장 취임 첫 해인 2022년 65.45%, 이듬해인 2023년 63.43%로 꾸준히 줄었다. CIR은 영업이익과 대비해 인건비나 전산비 등 판매관리비를 얼마나 지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CIR이 낮다는 점은 은행의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박 행장은 제주은행의 여신 포트폴리오 재편 또한 이끌었다. 디지털화하는 소매금융 대신 우량자산인 기업대출의 비중을 확대했다.

박 행장 취임 전인 2021년말 제주은행의 대출금 비중은 기업자금이 3조1833억원, 가계자금이 2조2246억원으로 각각 57.8%, 40.7%였다. 그러나 박 행장 취임 이후 기업대출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 상반기 제주은행의 기업자금은 3조7775억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67.3%를 차지한다. 

다만, 이 같은 소기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박 행장의 2연임 성공 여부는 확실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악화되고 있는 제주은행의 실적과 건전성 등이 박 행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실적은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제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228억원) 대비 77.6% 급감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제주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87억원)보다 28.7% 줄어든 62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 지방은행(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 중 올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제주은행이 유일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지방은행들이 충당금 적립액을 크게 늘리면서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올해는 다르다"며 "다른 지방은행이 실적 개선에 모두 성공하면서 제주은행의 부진이 도드라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주은행의 올 상반기 실적이) 유휴부동산 매각익 기저효과 등 일회성 요인이 겹친 결과라지만 순이익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결국 문제"라며 "악화 중인 실적이 박 행장에게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건전성의 경우 올해 들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대를 나란히 돌파하는 등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제주은행의 올 상반기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1.36%, 1.42%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38%p, 0.44%p 상승했다.

이처럼 박 행장 체제에서 제주은행의 '명암'이 명확하게 드러나자 금융권에서는 제주도 1금고 유치전 역시 박 행장의 2연임 도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박 행장의 공과가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는 상황인 만큼, 도금고 경쟁 결과가 그의 입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제주은행은 지난 2003년 이후 줄곧 농협은행에 1금고 자리를 내줘왔다. 박 행장 취임 직전인 2021년에도 농협은행에 밀려 2금고 지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도금고 유치전에서도 농협은행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제주은행이 승리했을 때 '역사적인 성과'를 주도한 인물로 박 행장에 대한 평가가 대폭 상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역금고 관리가 지방은행의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데다가 제주은행이 워낙 오랫동안 도금고 경쟁에서 농협은행에 뒤쳐진 터라 1금고 탈환에 성공할 경우 박 행장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도금고 유치전 결과가) 박 행장의 2연임 여부를 가르는 중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새로운 도금고 지정과 관련해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2일간 금융기관 제안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어, 이달 말 금고지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가결과에 따라 1순위 금융기관을 1금고, 2순위 금융기관을 2금고로 지정할 계획이다.

 

[사진=제주은행]
[사진=제주은행]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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