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토쇼] 유럽 vs 중국 간 EV 가격 경쟁, 다가올 무역 충돌의 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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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토쇼] 유럽 vs 중국 간 EV 가격 경쟁, 다가올 무역 충돌의 여명?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10.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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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EV 시장 우위 선점 최우선 테마는 ‚가격‘
- 유럽 EV 업계, 기술・디자인 보다 가격으로 승부하려 진땀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1989년 처음 발족한 이래 올해로 제126회 째 행사를 맞는‚파리 오토쇼 - 몽디알들로또(Mondial de l’Auto)‘가 오는 10월 14일 개막했다. 

사진 출처: Mondial de l'Auto Paris
사진 출처: Mondial de l'Auto Paris

2년에 한 번씩 열려서 유럽 최대 유럽 자동차 박람회계의 비엔날레로 불리며 파리 엑스포 포르뜨 드 베르사유(Paris Expo Porte de Versailles) 전시장 제6번 홀에서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 7일 동안 열린 올해 파리 오토쇼 행사를 총정리한 대(大) 주제는 전기차(EV)다.

이제까지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종들은 고가였던 만큼 EV는 럭셔리 차 세그먼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돼왔다. 

게다가 작년 연말까지 신차 EV 구매자들에게 제공되던 구매 보조금 인센티브가 백지화된 이후 EV 매출 급감에 허덕이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 EV 제조업체들도 이전보다 한층 저렴해진 보급형 EV 모델을 소개함으로써 영업 부진을 상쇄하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AP 뉴스 등은 일제히 보도했다.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올해 파리 오토쇼에서 유독 저렴한 EV 마케팅에 혼혈을 쏟는 이유는 또 있다.

올 들어 중국 최대 EV 제조업체인 BYD를 필두로 한 저렴한 중국산 수입 EV가 그렇지 않아도 경쟁이 치열한 유럽 EV 시장을 물밀듯 침투하는 가운데, 유럽 자동차 업계는 중국산 EV 매출 수량에 뒤처질 경우 EU의 매연 배출량 감축 목표치 달성 실패를 명목으로 최대 15억 유로(우리 돈 약 2조 2,000억 원)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EV의 시장 장악 방지책으로써 최근 EU 집행위가 최근 유럽 시장 내 판매될 모든 중국산 EV에 최대 45%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한 것을 계기로 현재 EV를 둘러싼 유럽과 중국 간 분위기는 벌써 무역 갈등을 암시하는 듯한 긴장감이 팽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파리 오토쇼에서는 중국 최대 EV 생산업체인 BYD를 비롯, 립모토, 엑스펭(XPeng), 립모터(Leapmotor) 등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다각적으로 유럽 시장에 발붙이기 전략 구축에 한창이다.

유럽 차 제조사들의 허를 찌르는 중국 EV 제조업체들의 핵심 매출 무기이자 강점은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2년에 한 번씩 신제품 출시가 가능할 만큼 빠른 신모델 개발 속도다.

또, 중국 EV는 여러 첨단 기술력과 성능 면에서 유럽 차 제조업계의 그것보다 우수할 뿐만 아니라 가격은 기성 내연기관차 보다 저렴하다는 점에서 신차 구매를 고려 중인 유럽 소비자들에 매력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가령, 엑스펭이 내년부터 유럽 시장에 출시할 ‚P7+‘ 세단 모델의 가격은 2만 7,000유로(우리 돈 약 4,000만 원)에 출시될 예정인 한편, 신생 EV 기술 기업인 리프모터(2015년 창업)의 도시형 소형차 ‚T30’ 는 유럽 본토(폴란드)에서 조립해 더 파격적인 1만 9,000유로(우리 돈 약 2,800만원) 이하 가격대에 내년 출시된다.

중국산 중 최고급 브랜드일 뿐만 아니라 유럽 차 시장 내에서 어느 정도의 지명도를 구축한 BYD는 EV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두루 소개하고 유럽 브랜드와 미국의 테슬라와 직접 경쟁한다. 가격 역시 유럽 브랜드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중국 본토 매출 보다 마진율을 높인다는 전략 아래 유럽 시장에서 ‚시라이언 07(Sea Lion 07)‘ SUV 모델을 집중 마케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 파리 오토쇼 행사에서 유럽 EV 제조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중국 EV와의 정면 대결을 위해 저가대 소형 EV 모델을 대거 선보였다.

독일 브랜드가 중대형 고급 럭셔리 세단 세그먼크에 주력하는 반면, 프랑스 자동차 업계는 도시형 소형차로 EV 저변화를 꾀한다. 시트로엥(Citroën)이 선보인 ‚ë-C3’ 모델. 이미지 출처: Mondial de l’Auto Paris
독일 브랜드가 중대형 고급 럭셔리 세단 세그먼크에 주력하는 반면, 프랑스 자동차 업계는 도시형 소형차로 EV 저변화를 꾀한다. 시트로엥(Citroën)이 선보인 ‚ë-C3’ 모델. 이미지 출처: Mondial de l’Auto Paris

합리적 가격으로 소형 EV 저변화에 가장 앞서고 있는 프랑스의 르노(Renault)의 경우, 3만 5,000유로(우리 돈 약 5,200만 원) 이하의 ‚R4‘ 모델에 이어 그보다 저렴한 ‚R5‘(2만 5,000유로(우리 돈 약 3,700만 원)를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시트로엥(Citroën)이 선보인 ‚ë-C3’ 모델은 2만 3,300 유로(약 3,400만 원) 대 시티 카(ciy car)로 내년에 더 2만 유로 이하 가격대의 차세대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또, 지난 2020년 프랑스 시장에서 출시한 ‚아미(Ami)‘ 모델(가격 8,000유로, 약 1,200만 원)  2인승 전기차는 차라기보다는 도심 내 이동을 위한 e-모빌리티 교통수단에 더 가깝다.

한편, 매출 부진에 따른 전반적 예상 실적 하향 전망과 노사 갈등 및 감축 등 사내 경영난이 그치지 않는 상황에서 VW, BMW, 메르세데스를 포함한 독일 기업과 스웨덴의 폴스타(Polestar) 브랜드는 여전히 45,000유로(우리 돈 약 6,700만 원) 이하의 EV는 소개하지 않아 여전히 고가 중형 이상 세단 모델 매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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