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최근 2년간 횡령·배임 사고 無...긍정적인 평가
소비자 보호 '최우선' 가치 삼고...평가체계 개편
규범준수·부패방지에 대한 국제표준 인증 동시 획득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만료된다. 금융환경 불확실성 증대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뛰어난 리더십과 기획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리딩뱅크'를 수성했고, 올해 국내외 최고의 자산관리 명가(名家)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이 행장의 임기 내 성과를 주요 영역에서 꼼꼼히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최근 은행권에서 직원 횡령,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잇따르면서 내부통제 관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반면 하나은행은 이승열 은행장의 체재 아래 금융사고 없이 안정적인 경영 성적표를 받으며 내부통제 부실 논란에서는 상대적으로 빗겨나갈 수 있었다.
▶ 최근 2년간 대규모 횡령·배임 사고 없었다...경영 성적표 '합격점'
은행권 금융사고가 매년 발생하는 가운데 최근 2~3년 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21년 중에 88억∼626억원 수준이던 금융사고 액수는 2022년에 1129억원, 2023년 696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1~8월 중 이미 38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액수도 1137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했다.
특히 횡령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은행권의 내부통제 부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은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체계를 구축해 최근 2년간 횡령, 배임, 부정 대출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내부통제 관리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가 은행권을 강타했지만 하나은행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점도 양호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든 배경으로 꼽힌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은행을 통한 홍콩H지수 ELS 판매액은 16조19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2조1183억원으로 타 은행들의 판매 잔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8조1972억원으로 전체 사건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2조3701억원, 2조1310억원을 기록했다.
▶ 소비자 보호 '최우선'...평가체계 개편으로 내부통제 강화
이 행장은 금융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실제 이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3대 과제로 '손님'을 제시하며 금융 소비자 보호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각 지점이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 있도록 평가체계를 개편했다. 또한 본점에서 소비자 보호 전담 부서를 설치해 지점의 상품 판매 과정 등을 점검해 불완전판매 요소를 이중으로 걸러 제거한다.
아울러 이 행장은 지난 3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와 함께 하나금융지주 사내이사에 선임되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사내이사 3톱 체제’를 구축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책임경영·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 기준 지난해 환산 민원건수 4.6건으로 2021년부터 3년 연속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환산 민원건수'와 '총 민원 건수' 최저를 기록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5.8건과 5.0건을 기록했다.
▶ 내부통제 역량 입증..."글로벌 기준에 부합"
하나은행은 평가체계 개편 등을 통해 내부통제 부문 성과를 인정 받았다.
하나은행은 '2024 소비자민원평가대상'에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은행 부문 대상을 받았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고발센터에 제기된 민원을 바탕으로 국내 은행 민원 관리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하나은행은 총점 96점으로 신한은행(92.1점), 우리은행(92.1점), 기업은행(95.5점)등 다른 은행들을 제치고 최고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한국표준협회(KSA)로부터 규범준수경영시스템(ISO37301)과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에 대한 국제표준 인증을 동시에 획득하며 글로벌 기준의 내부통제경영시스템을 구축 및 운영하고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입증받았다.
ISO373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지난 2021년 4월에 제정해 시행 중인 규범준수경영시스템의 국제표준 가이드라인이다. ISO37301 인증은 기업 경영 전반에 발생할 수 있는 규범준수 리스크를 사전에 식별하고 이를 통제 및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앞으로도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금융소비자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