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 잠김 속 전세·월세 상승 예고, 내 집 마련의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2025년 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은 단순한 하락 예측을 넘어, 전세·월세 시장과 맞물린 복합적인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최근 국토부에서 밝힌 9월 주택 매매거래량을 살펴보면 51,267건으로 전월 대비 15.5% 감소했다.
수도권은 25,829건으로 전월 대비 21.2% 감소, 지방은 25,438건으로 전월 대비 8.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까지 급격하게 이어졌던 부동산 거래량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거래량이 감소한 것과는 반대로 분양은 9월 기준 20,404호로 전년동월(14,261호) 대비 43.1% 증가하였고, 준공은 9월 기준 42,224호로 전년동월(26,420호) 대비 59.8%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및 정책 전문가들에게 "최근 주택 공급량은 늘어난데 반해 거래량은 줄어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에는 집값이 떨어지고 안정화되어 실거주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을지?"에 관해 물어보았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절대 다수의 의견이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가격 하락과 거래 절벽 속에 임대 시장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매매 대신 임대 수요가 급증하는 ‘역설적 상승’ 현상이 예상된다"라며 "이 과정에서 세입자, 집주인 모두가 고충을 겪는 구조적인 문제도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매매가격 하락, 거래 절벽 그리고 공급 부족
올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내년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불안으로 인해 주택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은 떨어지고 있지만, 정작 거래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중요한 점은 가격 하락이 무조건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집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매도자들은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려 버티기에 들어가며, 매매 가능한 물량은 부족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게다가 건설 물량까지 감소하고 있다. 주택 사업자들이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프로젝트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민간 사전청약은 전국적으로 7곳이 취소되었고, 이 물량은 3,124가구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사전 청약 취소 피해자들이 엄청나게 발생했고, 이들은 "몇년간 다른 곳에 청약을 넣지도 못했다"라며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청약 당첨자 지위를 유지해달라"는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에 새롭게 공급될 아파트가 줄어들면서 시장에는 매물 부족과 공급 병목이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는 내 집 마련이 어렵고 매매 물량이 적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하며, 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전세·월세 상승,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
매매 시장의 침체와 함께, 내년에 전세와 월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매매 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와 월세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 자금 대출의 금리가 올라가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많은 세입자들이 고금리 대출 부담을 피하기 위해 월세를 선택하고 있으며, 이는 월세 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월세와 전세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다. 전세 가격이 월세로 전환되면서 월세 수요는 더욱 커지고, 월세 상승은 다시 전세의 수요를 늘리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월세 전환을 통해 이자 부담을 완화하려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버티기'와 세입자의 고충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내년에 집값이 하락한다고 해서 쉽게 매매 기회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보유세와 대출 금리 등의 부담을 안고 있는 다수의 집주인들은 손실을 감수하기보다는 ‘버티기’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 나오지 않는 물량은 거래량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는 오히려 매매 가격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세입자들은 더 큰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전세나 월세 시장이 과열되면 실거주 부담이 가중되고, 특히 월세 상승에 따라 생활비와 자산 축적에 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매매가 아닌 임대로 생존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주거 비용 부담이 치명적일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거래는 여전히 부진할 것이고, 공급 부족과 집주인의 ‘버티기’ 기조는 이어질 것"이며 "이 상황에서 전세와 월세 시장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며, 특히 임대료 상승은 실거주 수요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공급과 수요의 엇갈림 속, 치솟는 임대료에 주목해야
2025년 한국 부동산 시장은 가격 하락과 거래 절벽, 그리고 임대 시장의 압박 속에서 방향을 잃은 혼란의 시기가 될 가능성 것으로 보인다.
정책 전문가들은 "매매로 이탈했던 수요자들이 임대 시장으로 돌아오고, 금리 상승으로 인해 전세보다 월세를 택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임대료가 상승할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매매는 하락하는데도 주거비용은 오히려 높아지는, 말 그대로 주거의 ‘역설’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