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 추진... 문제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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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 추진... 문제는 없을까?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11.1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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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안 잇달아 발의돼... 이전 지역은 부산·대구 등 거론돼
정치권, 국가 균형 발전·지방 소멸 대응 등 '효과' 앞세워 국책은행 본점 이전 추진
금융권 "본점 이전 시 국책은행 기능 저하 및 인력 문제 심화 우려돼"
[사진=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정치권이 관련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IBK기업은행·KDB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본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국책은행 본점 이전이 국가 균형 발전과 지방 소멸 대응 등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 본점 이전 시 은행 기능 저하 및 인력 문제 심화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기업·산업·수출입 등 3대 국책은행의 본점 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모두 접수된 상태다.

먼저 지난 12일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중소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중소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는 반면, 개정안은 본점 소재지를 서울특별시에서 대구광역시로 수정한 것이 핵심이다. 발의에는 주호영, 추경호 의원 등 대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 11명이 동참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17명이 비슷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기업은행 본점을 대구가 아닌 부산으로 옮기자는 것이 차이점이다.

산업·수출입은행의 본점 이전을 위한 법률 또한 지난 6월 발의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같은 당 이성권 의원이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은 각각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본점 소재지를 기존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사진=KDB산업은행]
[사진=KDB산업은행]

정치권은 국책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을 통해 지역 및 산업 발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용보증기금(대구)과 한국주택금융공사·예탁결제원·자산관리공사(부산) 등의 금융 공기업이 이미 지방으로 이전해 있는 만큼, 정책금융의 중추인 국책은행 역시 지역으로 터를 옮긴다면 국가 균형 발전 및 지방 소멸 대응 측면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이 같은 견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책은행이 서울을 떠날 경우 가볍지 않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부작용은 국책은행의 기능 약화다. 국책은행 본점이 다수의 기업, 금융기관, 신용평가사, 법무법인 등이 몰려 있는 서울에서 물리적으로 멀어짐으로써 금융 지원의 효율성과 협업 편의성 등이 적잖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본점이 부산에 있었다면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당시 대규모 채권단을 신속하게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겠느냐"며 "정치권이 국책은행 본점 지방 이전의 부정적인 효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본점이) 지방에 있어도 각 국책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방으로 내려간 뒤 국책은행의 경쟁력이 저하된다면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도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한국수출입은행]
[사진=한국수출입은행]

아울러 본점의 지방 이전이 이들 국책은행의 인력 문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진다. 국책은행이 시중은행 대비 낮은 연봉과 저조한 임금 상승 등으로 가뜩이나 인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본점까지 지방으로 옮겨간다면 인력 문제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책은행의 인력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은행의 남성 이직률은 6.6%, 여성 이직률은 3.3%로, 2021년(남성 3.0%·여성 1.6%) 대비 각각 3.6%p·1.7%p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도 남자는 1.7%에서 5.5%로, 여자는 1.0%에서 1.6%로 상승했다. 수출입은행 또한 남·여 각각 3.2%·0.7%에서 5.1%·2.3%로 뛰어올랐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연봉이나 임금 상승률 등이 낮은 탓에 국책은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국책은행 본점의 지방 이전은 이들 은행의 인재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점의 부산 이전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산업은행의 경우 부산 이전이 일종의 HR(Human Resources·인적 자원)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퇴사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책은행들로서는 본점 이전으로 인해 인적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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