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출입은행, 중기 지원 나란히 감소세... "주요 업무 소홀히 하나"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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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출입은행, 중기 지원 나란히 감소세... "주요 업무 소홀히 하나" 지적 나와
  • 이준성 기자
  • 승인 2024.10.15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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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중기 대출 비중 21년부터 매해 감소... 벤처스타트업 대출 비중도 ↓
수은 중기 수출팩토링 지원액 역시 매년 감소... 올해도 전체 지원액의 0.4%만 중기 지원
산은·수은, 중기 지원이 법령상 주요 업무... 중기 지원 방안 확대·강화 필요
[사진=산업은행]
[사진=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중소기업 지원이 몇 년 새 연달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두 국책은행이 근거법에 명시된 주요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지난 2021년부터 매해 감소 중이다. 최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산은으로부터 제출 받은 '기업 규모별 자금공급 현황'에 따르면 산은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21년 전체 기업 대출 금액의 32.7%를 차지했으나, 2022년 29%, 지난해 26%로 줄었다. 올해 역시 지난 8월 말 기준 25.9%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더욱 눈에 띄는 부분은 벤처스타트업 대출 비중이다. 산은의 벤처스타트업 대출 비중은 2021년 7.5%에서 지난 8월 말 기준 2.8%로 감소했다.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 증대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육성 확대 등을 위해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산은은 되려 반대 행보를 보인 셈이다.

아울러 수은 또한 산은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지원에 인색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은의 중소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은 2021년부터 매년 줄어들고 있다. 

수출팩토링은 기업의 외상 수출 거래에서 발생한 수출채권을 수은이 '무소구 조건'으로 매입하는 수출금융 상품이다. 무소구 조건이란 해외 수입자가 수출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에도 수출자에게 상환을 청구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즉, 수출팩토링 지원을 받은 기업의 경우 대금회수 우려 없이 수출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도별로 보면 수은의 중소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은 2021년 334억원, 2022년 266억원, 지난해 140억원으로 2년 만에 60%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중견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이 2021년 1조4402억원, 2022년 1조7304억원, 지난해 1조9290억원으로 매해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사진=수출입은행]
[사진=수출입은행]

올해도 다르지 않다.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은의 중소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은 76억원으로, 해당 기간 전체 지원액(1조9064억원)의 0.4%에 그쳤다. 반면, 수은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대상으로는 각각 9280억원(49%)과 9708억원(50%)을 수출팩토링으로 지원했다. 지원액의 99%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몫이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중소기업 지원이 이들 국책은행의 '본분' 중 하나라는 점이다. 한국산업은행법과 한국수출입은행법 등에 따르면 산은은 중소기업 육성에, 수은은 중소기업의 수출입과 해외 진출에 각각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 산은과 수은을 향해 근거법에 명시된 주요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중소기업 지원이) 법령상 주요 업무인 만큼 산은과 수은이 국민경제의 균형 발전 등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확대 및 강화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전했다. 

한편, 수은 관계자는 "주로 해외 수입자 쪽의 사유로 인해 중소기업 수출팩토링 지원액이 감소했다"며 "해외 수입자에게 채권 양도 승낙을 받는 것이 수출팩토링 지원의 필수 조건인데 무역 관계상 대부분 '을'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은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팩토링 지원과 관련해) 해외 수입자에 대한 신용도 조사가 어렵거나 신용도 자체가 낮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해외온렌딩이나 상생 금융 등 다른 상품으로 수출팩토링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수출팩토링만 보면 당사의 중소기업 지원이 줄어든 것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다른 상품의 실적까지 종합하면 당사의 중소기업 지원 규모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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