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LG 등 경제계, '윤석열 리스크' 비상대책 분주..."투자·금융·소비·관광 등 전반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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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현대차·LG 등 경제계, '윤석열 리스크' 비상대책 분주..."투자·금융·소비·관광 등 전반 위축 우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12.04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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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대기업, 비상 계엄령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 점검 및 대책 논의
- '트럼프 2기' 따른 미·중국 갈등 등 대응도 벅찬 상황에서 '설상가상'
- 경제단체, 주요 일정 줄줄이 취소...상법 개정안 토론회 등 잇단 취소
- 권오갑 HD현대 회장 "환율 등 재무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달라"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한 밤 중의 비상계엄 사태는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임원인사와 내년 사업계획을 통해 경제 위기 극복에 나선 재계에 탄핵 등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윤석열 리스크' 후폭풍이 거세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재계는 '엎친 데 덮친 격' 긴장감이 감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리스크', '지도자 리스크'라는 말이 나온다. 한 정치경제 평론가는 "지도자에게 '지도(비전)'와 자(잣대)가 중요한데 현재 대통령에게는 '지도'도 '자'도 없다"고 혹평을 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은 4일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비상 사태에 따른 상황 점검은 물론 글로벌 대책에 나서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계열사별로 긴급 회의를 열고 비상 계엄령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 상황 점검 및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이날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해제 이후 다양한 위기관리 시나리오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은 이날 계열사별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글로벌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특히 LG전자 등은 국회의사당과 불과 1.6㎞ 떨어져 있어 LG트윈타워 본사 근무자들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이날 새벽 직원들에게 "비상계엄 관련 여의도 상황이 좋지 않아 트윈타워 동관, 서관 모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는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는 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 점검은 물론 기업 신용도에 미칠 영향 등 다각적 모색을 했다. 

HD현대는 오전 7시30분께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경제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각사별 대응전략을 수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사 사장들은 비상경영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환율 등 재무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조선 등 생산 현장에서는 원칙과 규정 준수에 더욱 유념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달라"고 덧붙였다.

권오갑 HD현대 회장

HS효성도 오전 사장단과 관련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경제 상황 점검 회의를 가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경영진들을 소집해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대한항공 등 항공사는 야간 운항편 안전 운항을 모니터링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한국무역협회(무협) 등 경제단체들도 예정된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대한상의는 오전에 임원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대한상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재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법 개정안 토론회를 취소했다. 또 5일 열릴 예정이던 국민경제자문회의 간담회도 취소됐다.

경총은 이날 개최할 '제1회 안전문화혁신대상 시상식'의 참석자를 변경했다. 당초 참석 예정이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불참했다. 

무협도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고 한국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예정된 모든 대외 일정을 취소하고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안덕근 장관은 이날 김포 열병합발전소 종합 준공식, 한국GM 공장 방문 등 외부 일정이 있었지만 모두 취소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가운데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했다. 

정치적 불안정은 반도체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한 민관 협의체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2일 미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조치에 따른 대책 논의였다.

또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대책을 내놓는 상황에서 주식시장 등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날 코스피는 1.44% 하락, 코스닥은 1.98% 하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12월 임원인사, 내년 사업계획 등 중요한 시기인데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등 대응도 벅찬 위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국내 정치적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투자 위축, 금융시장 불안, 소비 위축, 해외 관광객 감소 등 여러가지 복합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기업전문가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이미 탄핵 등 정치적 위기 상황 속에서 위기 극복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며 "지금이 분명 위기이지만 우리나라가 그렇게 허약한 체질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잘 극복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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