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
밸류업 모범생으로 탄력받던 금융주 털썩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도 비상이 걸렸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 중이던 주요 정책 과제다. 증권가에선 이번 사태로 인해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밸류업 정책에 대한 추진동력 상실이 우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윤석열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와 코리아 디스운트 해소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 중이던 정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나오던 정책인데 이번 사태로 인해 추진 동력을 상실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외국인의 수급 동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밸류업 우등생으로 평가받던 금융주의 경우 비상계엄 선언으로 인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밸류업 대표주이던 KB금융은 '계엄 선포' 다음날 5.73% 하락한데 이어 오늘 9.75%가 빠진 86100원에 거래중이다. 이와 더불어 전날 큰 낙폭을 보인 하나금융지주(-2.92%), JB금융지주(-7.4%), 신한지주(-5.12%), 우리금융지주(-4.7%)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정부 주도 정책이던 밸류업 정책이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계엄 직후 환율과 한국 증시 추종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간밤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동반한 단기 고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역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오랜 과제로 삼아왔기에 정책 성격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윤석열 정부의 추진력을 상실할 수 있지만 민주당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문제에 있어 상법 개정안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과제 측면에서는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