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키우는 외형 확장 지양...계열사 간 협업 활성화
책무구조도 최신화...임원 책무 명시해 내부통제 강화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다시 한 번 그룹을 이끌게 됐다. 다만 첫 임기와는 경영환경이 크게 다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실적 성장보단 리스크 관리가 함 회장의 과제가 됐단 관측이 나온다. 함 회장 역시 이를 의식해 새로 부여받은 임기를 내실을 다지는 일에 방점을 둔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7일 함 회장을 그룹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임기는 3년이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지난달 후보 과정에서 다면평가, 외부 자문기관을 통한 후보 추천, 심층 평판조회 등 평가주체와 평가방식을 다양화하며 내부 3명, 외부 2명 등 총 5명의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을 선정한 바 있다.
회추위는 "함영주 후보는 그룹 CEO(최고경영자)로서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통해 조직 전반적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이면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내재화하고 하나금융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경영실적 달성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그룹을 양적·질적으로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상생경영과 어린이집 100호 건립을 완성하는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 가치를 창출해 탁월한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며 "금융환경의 급변속에서도 불확실성을 타개하고 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함 회장이 이번 임기 동안 트럼프 행정부 출범 및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 함 회장이 추진 중인 밸류업을 온전히 밀고나가는 일도 과제로 주어졌단 관측이다.
현재 하나금융의 밸류업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밸류업을 위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하며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고환율이 하나금융의 달러표시 RWA의 원화환산액을 증가시켜 CET1비율을 끌어내릴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하나금융의 CET1비율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2.5bp(1bp=0.01%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선 함 회장이 하나금융의 CET1비율을 잘 관리해왔단 평가다. 지난해 3분기 말 하나금융의 CET1 추정치는 전분기말 대비 0.37%포인트 개선된 13.17%를 기록했다.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RWA 관리 노력과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 전략이 힘을 발휘한 결과다.
한편 함 회장은 그룹의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외형 확장을 지양할 계획이다. 함 회장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그룹을 완성시키기 위해 계열사 간의 협업 카드를 우선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는 그룹 전체의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M&A)는 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함 회장은 “M&A는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효율적인 자본 배분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자생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M&A는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직에 심각한 부담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 회장은 내부통제 강화 측면에서도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책무구조도를 최근 최신화하기도 했다. 책무구조도를 일부 수정하며 하나금융 임원 22명 가운데 12명이 책무구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의 책무를 명시함으로써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함 회장은 이번 임기를 단기적인 실적 성장보다 위기 관리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으로 여기고 경영을 펼쳐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특히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최근 극대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함 회장의 전략이 적절하다는 평가다.
함 회장은 “강력한 태풍이 몰아쳐도 견뎌낼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기초체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본연의 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손님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