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보다 많은 가상자산 지급한 것처럼 꾸며 '담보금' 입금 요구... 입금 시 '잠적'
위조 명함·가짜 공문서 제시하며 '현혹'... 금감원 "사기 의심 시 즉시 신고해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A씨는 지난 1월 B가상자산거래소의 직원이라는 C씨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A씨가 이용한 로또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B사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피해 보상 관련 업무를 위임받아 A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에게 보상금 3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C씨는 보상금은 가상자산(코인)으로만 지급할 수 있으니 한 코인지갑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라고 안내했다.
A씨가 회원가입을 마치자 코인지갑으로 1억3000만원 상당의 코인이 입금됐다. 그러자 C씨는 "실수로 예정된 보상금보다 많은 액수의 코인이 입금됐는데 코인 구매대금으로 6000만원을 입금하면 나머지 7000만원을 출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C씨를 믿고 저축은행에서 6000만원을 대출받아 C씨에게 입금했다. 하지만 이후 A씨는 C씨로부터 7000만원은커녕 연락조차 받을 수 없었다. C씨의 정체는 사기범이었으며, 해당 코인과 코인지갑 사이트 등은 모두 가짜였던 것이다.
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처럼 개인정보유출 피해로 인한 보상금을 가상자산으로 지급한다고 속여 자금을 편취하는 사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로또 판매업체, 로또 번호 예측 사이트 등의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보상금을 지급한다며 전화, SNS, 이메일 등으로 접근한다. 위조 명함이나 사원증 등을 보이면서 자신을 유명 금융회사나 가상자산거래소의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가짜 공문서까지 제시한다. C씨 역시 A씨에게 A씨의 이름이 들어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명의의 위조 통지서와 가짜 명함 등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사기범들은 자체 제작한 가짜 코인지갑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라고 유도한다. "보상금 규모가 커 현금으로는 지급이 어렵다", "해당 피해에 대한 보상금을 코인으로 지급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등 보상금을 가상자산으로만 지급하는 이유를 대기도 한다.
이 말에 속아 넘어간 이들이 가짜 코인지갑 사이트에 가입하면 사기범들은 마치 실제로 가상자산이 지급된 것처럼 화면을 조작한다. 그리고는 최초 지급 예정이었던 보상금보다 많은 수천만원의 가상자산이 지급됐다며 담보금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고 입금이 되는 즉시 연락을 끊는다.
금감원은 이 같은 사기와 관련해 "로또 사이트·리딩방 등의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접근할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누군가가 보상금 지급을 빌미로 금융회사·가상자산사업자 명의의 명함을 제시하거나 정부기관 공문을 내보였다면 반드시 해당 회사나 기관에 명함 및 공문서 등의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사기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현황에서 조회되지 않는 사업자인 경우 사기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거래소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기가 의심될 경우 경찰과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 등에 즉시 신고 및 제보해달라"고 전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