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최근 발행어음 관련 스터디 그룹 구성
시장 참여 여부에는 조심스러운 입장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시장 선점
후발주자로서 치열한 경쟁 불가피...차별화된 전략 필수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삼성증권이 오랜 기간 신사업 진출을 가로막았던 총수의 오너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발행어음 시장 진출 가능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시장 진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강자가 존재하는 만큼, 후발주자로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오너리스크 해소...삼성증권, 신사업 진출 제약 벗어나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발행어음에 대한 스터디 그룹을 구성했다. 아직 태스크포스(TF) 조직을 구성이나 공식적인 인가 신청 계획은 없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10년 가까이 삼성증권 신사업 진출의 발목을 잡았던 삼성그룹의 ‘오너리스크’ 해소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1심과 2심 재판에서 19개 혐의 모두 무죄를 받았다. 아직 최종심이 남아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무죄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2017년 이후 8년 만에 발행어음 시장 재진입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행어음 시장 참여에 신중한 태도...이유는 한국투자증권 지배력
삼성증권은 신사업 진출의 제약에서 벗어났음에도 여전히 발행어음 시장 참여 여부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진행한 것은 없다"며 "발행어음 시장 연구를 위해 스터디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시장 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한국투자증권의 시장 지배력을 꼽는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17조3163억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규모(41.7%)를 기록했고, KB증권(10조1305억원), 미래에셋증권(7조4733억원), NH투자증권(6조6066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발행어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1호 발행어음 사업자'로서 선점 효과 뿐만 아니라 IB(투자은행) 부문의 강력한 운용 능력과 노하우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확보하며 발행어음시장에 진출했으며, 뒤이어 NH투자증권(2018년), KB증권(2019년), 미래에셋증권(2021년)이 뒤따랐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이 현재 발행어음 취급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말 기준 4개사의 원화·외화 발행어음 1년물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원화와 외화 모두 각각 3.45%, 4.80%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NH투자증권(원화 3.35%, 외화 4.55%), KB증권(원화 3.25%, 외화 4.50%), 미래에셋증권(원화 3.25%, 외화 4.20%) 순으로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 부문의 우수한 운용 능력과 자금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시장 진출 불가능은 아니지만...차별화된 전략 '필수'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과 브랜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시장 진입 자체는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차별화된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금리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고액 자산가 및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금리 정책 도입과 단기 금리 변동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차별화된 운용전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디지털 채널을 통한 고객 접근성 강화 및 신뢰 기반의 브랜딩 등이 주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NH투자증권보다 늦게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채권 비중 확대 및 금리 하락 대비 전략을 통해 NH투자증권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섰다.
한편, 삼성증권의 시장 진출이 '경쟁 심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통 발행어음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인 랩어카운트(랩신탁) 잔고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면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