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률 비공개한 한국투자증권…ESG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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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률 비공개한 한국투자증권…ESG 역행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 승인 2025.03.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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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證, 장애인 고용률 비공개..."공개되는 정보 아냐"
고용률 적극 공개한 타 증권사들과 대비...ESG 역행 논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영진 의지 부족하다는 지적 나와
증권사별 장애인 의무고용률 달성 여부.
증권사별 장애인 의무고용률 달성 여부.[출처=각사]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기업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장애인 고용은 ‘사회(S)’ 부문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기자본 2위(10조원)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의 태도와 상반된 행보로,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 고용률 비공개한 한국투자증권…ESG 역행 논란

2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시 등을 통해 공개되는 정보가 아니다 보니 제공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장애인 고용률을 적극 공개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투자증권의 이 같은 태도는 오히려 ‘ESG 역행’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요 19개 증권사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3.1%)을 충족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총 7곳에 불과하다. 특히 자기자본 1~2조원대 중소형 증권사들은 법적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3.6%, 3.5%의 장애인 고용률을 기록하며, 법정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을 포함한 11곳 증권사는 법적 의무고용률을 미달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장애인 고용률이 0.10%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에 반해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률 자체를 밝히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 책임 부족"…시민단체·전문가 비판

한국투자증권이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장애인 고용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률을 공개조차 하지 않는 것은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며 "실제로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대한 명확한 계획 발표도 없다"고 지적했다. 

조호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센터장은 "상대적으로 고용 여력이 있고, 취약계층 고용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의 경우 모범적으로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앞서야 한다"며 "업계 특성상 직접 채용이 어렵다면, 장기적인 고용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삼성증권도 미달...대기업의 소극적 태도

한국투자증권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규모 최상위인 미래에셋증권(12조원)과 삼성증권(7조원) 역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장애인 고용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피하기 위해 표준사업장 설립이나 부담금 납부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장애인 노동권 보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 및 취약계층 고용은 ESG경영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정부의 핵심 지침 중 하나다. 따라서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ESG 원칙과 정부 정책 모두를 위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은 장애인 고용공단과의 협약을 체결하거나, 지분 투자, 사내 어학 강사 채용, 카페테리아 내 장애인 근로자 채용 등의 간접 고용 방식을 적극 활용하며 장애인 고용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키움증권은 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세분화 하고 장애인 고용공단과 협업해 매년 채용을 시도하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카페테리아 내 장애인 근로자 채용, 장애인 어학강사 채용 등 간접 고용 방식을 통해 장애인 채용 관련 인력 확충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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