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연이은 질타 맞아...고려아연 M&A에서 불리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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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연이은 질타 맞아...고려아연 M&A에서 불리해지나
  • 유자인 기자
  • 승인 2025.03.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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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MBK가 M&A 실시할시 공급망 안전성 우려"
국회, 여야할것 없이 MBK 소리높여 비판... 국민들도 MBK '부정적
의결권 자문사들, 고려아연측 안건 일부 동의... 다만 반대 의견도 있어 '두고 봐야"
MBK파트너스 로고 [출처=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 로고 [출처=MBK파트너스]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MBK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이 전사회적으로 퍼지면서 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활동(M&A)에 대한 비판이 미 국무부를 포함한 정치·사회 여러 군데에서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주 주주총회때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최윤범 회장과 다투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갈수록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은 이사회 최대 인원을 19명으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고, 이 안건이 통과되는 경우 최 회장 측이 추천한 8명의 이사 선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현재 이사회는 11명이며 이 중 5명의 임기가 이번에 만료되기 때문에 신규 이사가 어느 측에서 다수 선임되는지에 따라 경영권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다. 

한편 영풍·MBK 연합은 이사 17명을 새로 선임하자는 안건을 제시하며 맞대응중이다. 

미 국무부, MBK의 고려아연 인수에 우려 표시... 정계·사회도 MBK 부정적 평가

2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일 미국 국무부는 MBK의 고려아연 인수 상황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는 서한을 보냈다. 과글리아노네 미 국무부 수석국장은 고려아연의 독자적인 제련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어 있어 해외 인수합병, 외국인 투자 및 합작 투자, 기술 수출을 진행하기 전에 한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MBK는 중국 자본과 연관돼 있는데, 고려아연은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등 미국 방위산업, 반도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필수적인 광물을 생산 중에 있다.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추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있어 핵심적인 기업으로 평가중이며 만약 경영권이 중국과 연관된 세력에 넘어갈 경우 공급망 안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고려아연 임직원들은 MBK가 인수할 경우 이차전지 핵심 소재 기술인 전구체 기술 등이 국외로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해 산업부에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산업기술 선정을 신청하고, 기술 보호에 나선 적 있다.

아울러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MBK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심을 담은 여론이 커지고 있어 이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아시아투데이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와 함께 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전체 조사한 인구 1002명 중 73.7%가 MBK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활동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지난 18일 국회 정무회의에서는 여야 할것없이 김병주 홈플러스 공동대표 겸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MBK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김병주와 MBK의 기업 사냥 악행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MBK가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오는 28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이사회 선임 제도로 집중투표제가 채택됐다. 일각에서는 사기업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집중투표제 채택 원인이 현재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MBK의 영향력을 낮추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집중투표제는 두 명 이상의 이사를 선출할 때 표를 많이 얻은 순서대로 이사를 선임하는 제도를 말하는데, 모든 안건이 일괄 상정돼 1주당 선임 예정 후보자 수만큼 표가 주어진다. 표는 원하는 후보에게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신규 이사는 득표순으로 임명되는데 이는 소액주주들이 이사회에서 외면받지 않게끔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을 키워준다. 

이에 MBK가 자초한 홈플러스 사태 이후 관련 주식들이 크게 하락한 것 역시 소액주주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의결권 자문사들, 고려아연 안건 동의하기도 

ESG 평가와 데이터, 종합 리서치 &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2일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과 '사외이사 의장 선임',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상향' 등 정관 변경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고려아연이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제안한 안건들은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는 물론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로부터 모두 찬성 권고를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 수 상한 설정과 관련해 "이사 수가 지나치게 많으면 이사 개개인의 책임과 권한이 약화할 수 있고 이견조율이 어려워지면서 이사회 운영의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사 수의 상한을 19인으로 정하는 것은 이사회의 기능과 운영 측면에서 긍정적인 사항이 클 것"이라 평가했다.

신규 이사 후보 중에서는 MBK·영풍 측 추천 후보 7명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지만 MBK·영풍 측 후보 중 이번 M&A을 주도한 김광일 MBK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고했다. 

특히 김광일 부회장의 경우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신청 논란 관련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인지하고도 채권을 지속해서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명시했다. ISS를 제외한 모든 의결권 자문사들이 김광일 부회장 선임에 대해 반대의견을 표시했다. 

다만 이사회 구성에 관련해서는 많은 자문사들이 이사회 독립성 이유로 영풍·MBK측 인사 선임을 다수 찬성해 오는 28일 열릴 주주총회의 결말은 점점 더 ‘미궁’속에 빠지는 모습이다. 

유자인 기자  po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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