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투자금 앞당겨 쓴 책임은 오롯이 ‘입점사’ 몫?...“예상했던 추가 자금 확보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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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투자금 앞당겨 쓴 책임은 오롯이 ‘입점사’ 몫?...“예상했던 추가 자금 확보 지연”
  • 서영광 기자
  • 승인 2025.04.01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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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줄곧 부인했지만...결국 기업회생절차 신청
유동성 문제 예상됐어도...'회계상의 오류'로 일축
입점 파트너사들, 공분 높여...발란, "M&A도 동시 진행해 위기 극복하겠다"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명품 플랫폼 발란이 앞서 줄곧 부인해 온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결국 나서면서, 공분이 높아지고 있다. 발란은 유동성 경색이 예상됐음에도, 향후 유입될 투자금으로 자금난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가 투자가 조건부에 걸리고,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피해는 정산금을 받지 못한 입점사들에게 떠넘겨진 형국이다.

발란은 인수합병(M&A)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단 계획이나, 시장의 분위기와 발란의 기업가치를 따졌을 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발란이 앞서 부인했던 기업회생 신청에 결국 나서면서, 미정산금 피해자들이 공분을 높이고 있다. [사진=발란 캡처]
발란이 앞서 부인했던 기업회생 신청에 결국 나서면서, 미정산금 피해자들이 공분을 높이고 있다. [사진=발란 캡처]

지난 31일 발란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발란은 지난 24일부터 입점 파트너사들에게 정산을 중단했다. 당초 발란이 밝혔던 미정산 이유는 ‘회계상의 오류’ 때문이었다. 다만 최근 미정산 이유가 단순 ‘오류’가 아니었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드러나자, 발란을 향한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실제로 업계는 발란이 유동성 경색이 유력하게 예상됐음에도, 예측할 수 없는 향후의 투자금만을 가지고 투자자와 파트너사 모두를 ‘기만’했다는 지적을 높이고 있다.

특히 발란은 최근 화장품 유통 기업 실리콘투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반면 업계가 추정하고 있는 발란의 미정산 금액은 130억원 가량으로, 실리콘투로부터 유치한 투자금만 해도 ‘미정산 이슈’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발란이 기대했던 것과 현실의 폭은 컸다. 실리콘투는 발란에 조건부 투자 방식을 제시했는데, 유동성 회복이 간절했던 발란은 이를 받아들였다.

투자 방식은 1차로 실리콘투가 75억원을 우선 투자하고, 발란이 올해 11월부터 6개월간 2가지 조건을 충족할 경우, 나머지 75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식이었다.

2가지 조건은 직매입 제품 판매 매출 비중이 50%이상 돼야 하고, 매월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다는 것이었다.

1차 투자금 75억원은 업계가 추정하는 미정산 금액인 130억원의 반절 수준이다. 발란은 기대했던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자, 결국 회생까지 돌입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최형록 발란 대표는 “최근 정산 지연 문제로 파트너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발란은 올 1분기 내 계획했던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적 유동성 경색에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발란은 이전에 회생절차에 들어갔던 다른 플랫폼 기업들과는 분명한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발란은 일반 소비자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도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미 지난 3월부터는 쿠폰 및 각종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흑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로, 앞으로 진행할 회생절차는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건강한 재무구조로 재정비해 파트너의 권익을 신속히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회복의 과정임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린다”고 말했다.

발란은 회생절차와 함께 M&A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주 내로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본격 실행에 나서겠단 방침이다.

하지만 앞서 매각에 나섰던 11번거와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도 매각이 지연되는 등 시장은 소위 ‘얼어붙은 상태’로, 발란의 매각 또한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일 <녹색경제신문>에 “일단 사업모델이 받쳐줘야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발란의 사업모델은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며 “매각 시장이 꽁꽁 언 상태에서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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