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투자손익 3.4조원 이익→2.4조원 손실 급전환...수익률 -3.6%
- 증권사 외화유동성 관리 '비상'...금감원, 마진콜 모니터링 강화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홍콩H지수 사태의 여파로 주가연계증권(ELS)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이 81조6000억원으로 2014년(84조100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환액이 발행액을 9조원 이상 웃돌며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는 가운데 투자 손익도 3조4000억원 이익에서 2조4000억원 손실로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73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조3000억원 감소했다. 상환액은 82조7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ELS 발행액은 55조2000억원으로 전년(62조8000억원) 대비 7조6000억원 줄었는데, 이는 홍콩H지수 사태로 인한 수요 위축과 주요 은행들의 판매 중단이 직접적 원인으로 풀이된다.
ELS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원금지급형 비중이 전년 51.2%에서 70.9%로 크게 늘어난 반면, 은행 판매 의존도가 높은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잔액 비중은 전년 대비 34.1%p나 급감했다. 이는 주요 은행들이 홍콩H지수 사태 이후 ELS 판매를 중단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기초자산 구성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지수형 ELS 발행액은 19조6000억원으로 비중이 전년(51.3%) 대비 15.8%p 하락한 35.5%를 기록했다. 반면 종목형 ELS 비중은 57.3%로 전년(40.8%) 대비 16.5%p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200을 기초로 한 ELS 비중이 2023년 49.1%에서 지난해 78.8%로 급증한 반면, H지수 사태의 파급효과로 S&P500 등 해외지수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상환 구조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해 ELS 전체 상환액은 67조4000억원으로 전년(64조3000억원) 대비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H지수 기초 ELS의 만기 도래로 만기상환 규모가 전년 대비 16조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조기상환 비중이 큰 지수형 ELS의 발행 감소로 조기상환 규모는 전년 대비 12조9000억원 줄었다.
투자자 손익 측면에서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다. 2024년에 만기가 집중된 H지수 기초 ELS의 손실 확정 등으로 ELS 투자손익이 전년 3조4000억원 이익에서 지난해 2조4000억원 손실로 급격히 전환됐다. 투자손익률도 전년 5.3%에서 지난해 -3.6%로 급락했다. 이는 평균 투자기간이 0.8년에서 1.4년으로 길어진 상황에서 발생한 손실로, 연 환산 기준으로는 -2.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파생연계증권(DLS)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DLS 발행액은 18조4000억원으로 전년(16조1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했다. 기초자산별로는 금리(13조3000억원, 72.3%), 신용(2조7000억원, 14.4%), 환율(1조5000억원, 8.1%), 원자재(1000억원, 0.5%) 순이었다. DLS 투자손익률은 전년 2.8%에서 지난해 1.5%로 소폭 하락했으나, 평균 투자기간이 0.8년에서 0.6년으로 줄어 연 환산 기준으로는 2.5%의 수익률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녹인(Knock-In·손실구간 진입)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3000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 잔액의 0.4% 수준에 그쳤다. 이는 H지수 기초 ELS가 대부분 조기·만기 상환됨에 따라 지난해 말 녹인 발생 잔액이 2023년 12월 말(6조6000억원) 대비 4.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녹인 발생 상품 중 2025년 만기 도래 예정인 상품은 309억원, 2026년 만기 도래 예정인 상품은 2409억원, 2027년 만기 도래 예정인 상품은 248억원으로 파악됐다.
증권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 손익은 5475억원으로 전년(4395억원) 대비 1080억원 증가했다. 파생결합증권 헤지 방식을 보면 자체헤지 규모는 55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59조4000억원) 대비 4조2000억원 감소했으나, 자체헤지 비중(67.7%)은 소폭 증가(4.7%p)했다. 백투백헤지 거래상대방은 여전히 외국계 금융회사가 20조원으로 대부분(75.9%)을 차지했으며, DLS가 ELS보다 외국계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향후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로 ELS 투자 손실이 우려됨에 따라 ELS 발행 동향 등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투자자 유의 사항을 안내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발행액이 증가하고 있는 파생결합사채 발행사의 신용위험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는 등 투자자 경각심을 제고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주요 해외지수 급락으로 ELS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 발생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증권회사의 외화유동성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마진콜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증권회사의 외화조달 비상계획을 점검하는 등 외화유동성 리스크의 확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파생결합증권·사채 내부 대여 제한 및 레버리지 비율 규제 차익 해소 관련 제도 개선을 통해 증권회사가 발행대금을 고유자산으로 사용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파생결합사채의 과도한 발행 확대를 방지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내부 대여 한도를 2026년 20%에서 2027년 10%로,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레버리지비율 산출 시 파생결합증권과 동일한 가산비율을 반영하도록 2026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