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유통, 농협하나로유통 등 핵심계열사 부진이 원인
고강도 자구책 시행...다만 효과는 미지수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농협경제지주가 지난해 7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협경제지주의 농협은행 의존도도 갈수록 심화하는것으로 보인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는 2024년 72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158억원 흑자를 냈지만 불과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2021년 28억원, 2022년 190억원의 손실에 이어 적자 규모가 해마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9%를 기록했다.
경영 부진의 주요 원인은 주력 계열사들의 연이은 적자다. 농협의 양대 유통 자회사인 농협유통과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각각 352억원, 39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농협목우촌(-168억원), 엔이에스머티리얼즈(-121억원)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출 감소도 뚜렷하다. 농협유통의 매출은 2019년 1조6488억원에서 2023년 1조3580억원으로 18% 줄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매출은 같은 기간 3조1195억원에서 1조2915억원으로 무려 59% 급감했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농협경제지주의 농협은행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농협은행으로부터 시장격리곡 매입자금(2100억원)과 두류비축 매입자금(192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4월에는 운전자금 명목으로 3500억원을 추가 차입했다. 현재 농협경제지주의 농협은행 대상 누적 단기·장기차입금은 각각 3조7079억원, 1조6941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은 지난달 범농협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농협중앙회는 제3차 범농협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열고 중앙회와 계열사 예산의 20%를 삭감하는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
지준섭 농협중앙회 부회장은 “경영환경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대책 시행으로 상반기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의 이번 비상경영 선포는 올해 1분기 유통 부문에서 당초 예상보다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협하나로마트는 적자 점포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7곳이 폐점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의 실적 부진은 일시적 위기라기보다는 사업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단계”라며 “유통 중심의 기존 전략을 넘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