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보안 및 생산시설 소유권 관련 사항 충족시키는 조건
미 협상 테이블서 재등장한 쿼터제에 국내 철강업계도 주목
고율 관세 확정된 구조에서 차라리 쿼터제가 더 낫다는 평가도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영국과의 협상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에 대한 ‘쿼터제’를 합의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현재의 고율 관세 구조보다는 차라리 쿼터제가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과의 합의에서 일정량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을 수입 쿼터로 설정하고, 쿼터 물량 한도 안에서는 관세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영국과 체결한 ‘미-영 경제번영협정’의 핵심 조건 중 하나로, 미국 내 공급망 보안과 생산시설의 외국 소유권 제한을 만족할 경우 쿼터 허용 범위 내에서 관세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내 기준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기존 고율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 역시 트럼프 1기 재임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이미 시행했던 방식으로, 영국산 제품만 예외적으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 같은 미국 측의 쿼터제 재도입은 다른 국가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멕시코 역시 철강 쿼터제 도입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국내 철강업계는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쿼터제가 기존 고율 관세보다 유리한 구조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율 관세는 수출 자체를 위축시키는 반면, 쿼터는 일정 물량 수출을 보장하면서 예측 가능한 시장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차라리 쿼터제가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 품목에 대한 일괄 관세 부과 전에도 한국은 연간 약 263만톤의 철강 수출에 대한 무관세 쿼터를 유지해 온 바 있다.
다만 국내 업계는 쿼터 유지 여부와 함께 향후 한국산 쿼터 물량이 얼마나 확보될지, 그리고 할당량 조정 기준으로 삼을 조건이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자국 내 공급망 보안, 생산시설의 소유권, 환경 및 안전 기준 충족 여부 등을 조건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요구하는 공급망 보안이나 소유권, 환경 기준 같은 조건이 까다로울 수 있어 단순한 쿼터 물량보다 그 전제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조건부 면제 조항이 실제 이행 가능할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고율 관세 구조가 자리 잡은 만큼, 쿼터제로 일정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며 “미국 측이 요구하는 조건을 면밀히 분석해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철강 쿼터제 카드가 통상 테이블에 다시 등장함에 따라,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이를 기회로 미국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업계는 정부와 협업해 미국 내 생산 확대, 무역 규제 대응, 가치 사슬 강화를 위한 체계적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