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금융사, 김건희 측근 자본잠식 업체에 184억 투자
- 특검,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등 4명 경영진 참고인 조사
[녹색경제신문 = 박근우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일명 '집사 게이트' 의혹에 연루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기업 최고 경영진을 줄소환한다.
김건희 여사의 측근 집사 김예성 씨가 세운 부실기업에 부정하게 180억원이 투자됐다는 의혹에 대한 참고인 조사다.
14일 특검은 언론 공지를 통해 "'집사게이트 사건'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4명에 대해 오는 17일 오전 10시로 소환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최고 경영자는 일단 참고인 신분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조사 경과에 따라 피의자 전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집사 게이트'란 김건희 여사의 집사인 김예성 씨가 2023년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가 부실기업임에도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를 토대로 카카오모빌리티 등으로부터 180억여원을 부정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집사 김예성 씨는 김건희 여사의 오랜 측근으로 2010년 대학원 동기이자, 과거 김건희 여사 모친의 차명 부동산 매입에 잔고증명서를 위조해준 인물로 이번 의혹의 정점에 서 있다. 김예성 씨는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베트남으로 출국한 상태다.
투자금 중 46억원은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회사가 가진 IMS 지분(구주)을 매입하는 데 쓰였는데, 김예성 씨 아내 정씨가 이노베스트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드러나 김예성 씨 소유 차명회사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집사 김예성 씨는 기업들의 투자를 발판으로 성공적으로 '엑시트' 할 수 있었던 셈인데, 특검팀은 이 자금이 김건희 여사 측에게 흘러간 게 아닌지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집사 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사건의 실체를 신속히 규명하고 증거 인멸 방지를 위해 우선 사모펀드에 184억원을 투자한 기관 및 회사 최고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번 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1차로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측에 소환을 통보하고 소환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소환 대상자들은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한 절차에 성실히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중 김범수 창업주는 지난해 7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법정 구속된 후 10월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하지만 잇단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어 오정희 특검보는 집사 김예성 씨에게 "지금이라도 즉각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기를 바라며 이노베스트 차명 보유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김모씨 처도 신속히 특검에 소재 및 연락처를 밝히고 출석해 조사받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비자금으로 의심받는 184억원의 투자금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를 통해 투자됐다.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는 2021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로, IMS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중개했다. 김예성 씨는 2023년 렌터카 업체 IMS를 설립했다.
사실상 공기업인 한국증권금융(50억원)을 포함해 카카오모빌리티(30억), HS효성(35억), 신한은행(30억), 키움증권(10억) 등에서 투자에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정권 보험용' 등으로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의혹으로 연루돼 있는 도이치모터스로부터 BMW 차량 50대를 지원받아 렌터카 사업에 활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IMS모빌리티는 투자 당시 누적손실 수백억이고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특검팀은 투자금 184억원 중 절반인 92억원이 외부용역비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했다. IMS모빌리티는 2023년 외주용역비 명목으로 92억원을 집행했다. 그런데 2021년과 2022년의 외주용역비는 각각 2억원, 0원이었다. 이를 근거로 92억원이 비자금 등으로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IMS모빌리티 측은 "해당 외주용역비는 플랫폼 개발과 관련된 관계사 직원들의 인건비 회계 처리"라며 "실제로 회사 외부로 자금이 유출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증권금융 측은 "투자 당시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거쳤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키움증권 측 또한 "IMS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조합에 출자한 것으로 단순 재무적 투자였다"며 "사업성과 투자 안정성, 모빌리티 사업으로 확장성을 고려한 정상적인 투자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팀은 '1호 수사'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선정한 가운데 의혹 규명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와 피의자 거주지 등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데 이어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과 부회장 등 경영진과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주최한 유라시아경제인협회 임원, 삼부토건과 비슷한 시기 포럼에 참여했던 웰바이오텍 경영진 등을 불러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페스트먼트 대표가 주가조작 의혹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이 재건 포럼에 참여하게 된 경위 ▲주가상승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며 의혹의 정점에 있는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지난 2023년 5월∼6월 삼부토건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착수할 능력이나 의사 없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주가를 띄우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다.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인들이 있는 단체방에서 "삼부 체크" 메시지를 올렸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