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막무가내로 정하지 않아...전문가 포함 공청회
약간의 꼼수도...구간 따라 등급, '턱걸이'까지만 기술개발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산업통상자원부의 '효율관리기자재 운용규정'은 점진적으로 가전제품의 1등급 기준을 높인다. 예전엔 1등급 기준을 충족했던 기술도 오늘은 2등급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전사들이 까다로워지는 기준을 끊임없이 따라잡을 수 있었던 배경을 알아봤다.
6일 가전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가전제품 하나에 들어가는 수십, 수백 개의 부품 모두가 에너지소비효율을 높이는 데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에어컨이라면 모터뿐만 아니라 냉매를 개선한다거나, 냉장고라면 단열재를 강화할 수도 있다. 열교환기의 일부 부품을 바꿔본다거나, 공기순환 방식을 달리 한다거나, AI를 활용하기도 하고, 인버터 방식이라면 강약을 조절하는 등 방법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어떤 부품을 어떤 방식으로 변경하든, 최종적으로 전기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전기소비를 줄인다고 해서 기기 성능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받는 가전제품들은 품목별로 시험 기준이 까다롭게 정해져 있다.
시험 기준에 정통한 전문가는 "실제 이 제품의 사용환경을 반영해서 시험조건을 설정한다"고 설명했다.
식기세척기라면 실생활에서 몇 인분일 때 그릇 몇 개가 생기고, 오염도는 어느 정도이고, 오염의 종류는 무엇인지를 모두 반영해 시험환경을 세팅한다.
하지만 정부가 막무가내로 1등급의 기준을 높게 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제도는 1등급 제품의 '비율'을 관건으로 한다.
냉장고라면 1등급 냉장고의 비율이 전체 냉장고 중 특정 규몽 머무르게 하는 식이다.
만약 업계 전반의 기술력이 모두 상승해 냉장고 전 모델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면 이 때 1등급의 기준을 상향조정한다.
1등급 기준이 높아질 때에도 정부는 이를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가전사들 및 전문가들과 협의해 기술 개선의 여지가 있을지 등을 공청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거친다. 현실적으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면 제조사들도 반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자극을 주는 것과 현실 둘 다를 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소한 '꼼수'도 있다. 등급이 '범위'로 정해진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0에서 200사이면 1등급, 200에서 300사이면 2등급, 이런 식으로 전력소비량 구간에 따라 등급을 나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1001의 성능을 만들어 1등급을 받는 것보다 199 정도만 해서 1등급 받는 것이 메리트가 있다. 101이나 100까지 도달하기 위해 무리해서 연구개발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