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실패로 자본잠식률 50% 상회 못막아..."예견된 실패" 평가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넥스트칩이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추진한 395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청약률 19.25%에 그치며 사실상 실패했다. 조달금은 76억원에 불과해, 자금의 1순위 사용처였던 채무 상환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유증 실패로 자본잠식률이 50%를 넘길 것으로 보여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장에선 "예고된 참사"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넥스트칩은 전날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 결과를 공시했다. 지난 4~5일간 진행된 일반공모 청약에서 총 청약 주식수는 180만9320주로, 전체 모집 주식수(939만8500주) 대비 청약률은 19.25%에 불과했다. 이로써 넥스트칩이 실제 확보한 자금은 약 76억원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자본잠식률을 낮춰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려는 목적이 강했다. 넥스트칩은 조달 자금의 1순위 사용처로 192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상환 등 채무 상환을 명시했지만, 청약 결과 해당 금액조차 충당하지 못했다. 넥스트칩 측은 미달분에 대해 자산 매각 또는 자체 현금 활용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 재무 상태를 고려할 때 실현 가능성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 청약 부진을 두고 "충분히 예견된 결과였다"는 반응이다. 주가 흐름과 발행가 간 괴리, 기업에 대한 시장 신뢰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유증의 확정 발행가는 4205원이었으나, 청약 당시 시장가는 4600~4900원 수준으로 투자 매력도가 다소 낮았다.
넥스트칩의 주가 흐름 자체도 지속적으로 우하향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넥스트칩은 지난해 11월 중순 장중 1만6700원을 찍은 이래 장기적으로 주가가 빠지고 있다. 당시 대비 현 주가는 4분의 1 수준이다.
넥스트칩은 2022년 7월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이후 단 한 번도 영업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74억원 ▲2023년 -225억원 ▲2024년 -184억원 ▲2025년 1분기 -47억원으로,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022년 -274억원 ▲2023년 -267억원 ▲2024년 -207억원 ▲2025년 1분기 -60억원으로 누적됐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률은 2024년 말 2.55%에서 2025년 1분기 68.37%로 급등했으며,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50%를 이미 초과한 상태다.
이번 유상증자는 '성장 재원 확보'보다는 재무 건전성 방어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에서 투자 유인이 낮았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가 장기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행가 역시 투자 매력이 크지 않았다”며 “조달 자금의 주요 용처가 신규 투자나 성장 전략이 아닌 부채 상환이었다는 점에서 시장 반응은 냉담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넥스트칩의 유상증자는 구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면서 “기술특례상장기업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시장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 자금 조달만으로 반전의 기대감을 심어주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