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20% vs 우리은행 0%…법제화 앞둔 ‘은행 보이스피싱 자율배상’ 극명한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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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20% vs 우리은행 0%…법제화 앞둔 ‘은행 보이스피싱 자율배상’ 극명한 격차
  • 나아영 기자
  • 승인 2025.09.0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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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법제화 연내 시행…금융권 '배상부담 증가' 긴장
- 5대 시중은행 자율배상률 격차 극명…KB국민 vs 우리, 편차 약 20%
- 은행별 심사기준 상이해 배상실적 천차만별…처리기간도 편차 커
[자료=김상훈 의원실 제공]
5대 시중은행의 자율배상제도 이행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김상훈 의원실 제공]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정부의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 추진이 현실화되면서 은행권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대 시중은행 간 현행 자율배상 실적에서 극명한 격차가 드러나면서 향후 법제화 이후 은행별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9.2%의 자율배상 비율을 기록한 반면, 우리은행 등은 0%에 그쳐 은행별 보이스피싱 대응 역량과 배상 의지가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금융회사가 피해자의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무과실 배상책임 법제화를 연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피해자의 중대한 과실이 있을 경우 배상에서 제외되는 자율배상제도와 달리, 은행 등 금융사가 피해자의 행위와 무관하게 일정 범위 내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 제도로 전환되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가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배상 부담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보이스피싱 피해는 발생 건수 2만839건, 피해액 8545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전체 피해액 1468억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5.8배 급증한 규모다. 특히 기관사칭형 피해액은 2016년 541억원에서 2024년 5349억원으로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법제화가 완료되면 은행들은 현재 자율배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피해자 직접 이체' 사례까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하는 만큼, 현재 연간 1억7000만원 수준인 배상액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행 자율배상제도 실적은 법제화 취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본지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대 시중은행의 자율배상 실적은 은행별로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은 26건의 신청 건 중 5건에 대해 배상을 실시해 19.2%의 자율배상 비율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48건 중 7건을 배상해 14.6%를 달성했으며, 농협은행은 66건 중 3건만 배상해 4.5%에 그쳤다. 반면 우리은행은 16건의 배상 신청을 모두 거부해 배상률 0%를 기록했고, 하나은행 역시 1건의 신청에 대해 배상하지 않아 0%에 머물렀다.

배상액 규모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확인됐다. KB국민은행이 총 8223만원(건당 평균 1645만원)을 배상한 반면, 농협은행은 2585만원(건당 862만원), 신한은행은 1316만원(건당 188만원)을 지급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배상액이 0원으로 집계됐다.

처리 기간 역시 은행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을 실시한 3개 은행의 평균 소요 기간은 신한은행 101일, KB국민은행 136일, 농협은행 170일로 최대 69일의 차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격차가 현행 자율배상제도가 각 은행의 자체 기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행 자율배상제도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수준, 사고 예방 노력, 피해자 과실 정도 등을 종합 평가하되 구체적 기준은 은행별로 상이하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자율배상 현황을 살펴보면 문제점은 더욱 선명해진다. 김상훈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와 제2금융권을 포함한 국내 전체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같은 기간 신청 건수는 605건이었지만 실제 배상 완료는 45건으로 전체 배상률은 7.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상액 1억7366만원은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액 1조4966억원의 0.012%에 그치는 수준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무과실 배상 법제화를 앞둔 상황에서 은행별로 이렇게 큰 격차가 나는 것은 결국 준비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 시행 후에는 모든 은행이 동일한 기준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데 현재 수준으로는 일부 은행의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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