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근로자, 인건비 비싸고 느려..."공기 무한정 연장"
까다로운 비자...하청에 하청, 소규모 업체는 '속수무책'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미국 테크 기업 CEO들과의 만찬을 앞두고 '미국으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지 않는 기업의 반도체 수입에 관세를 부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들은 난감할 뿐이다. 미국이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는 데다 높은 인건비와 낮은 업무 효율성까지, 미국 현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날 트럼프는 기자들 앞에서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상당히 상당한 관세를 부과할 거다. 다만, 그들이(해외 제조사들이) 미국에 들어오거나, 건설하거나, 들어올 계획을 세우는 경우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기업인 애플은 물론 대만의 TSMC, 우리나라의 삼성전자·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등 다수 기업이 미국 현지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현장 상황은 '첩첩산중'이다.
ESTA 조건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공장 건설 현장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A씨는 "한국 기업들이 굳이 한국 사람을 데려가서 쓰려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한국 사람들을 데려가면 비행기 값, 숙소 값 등이 추가로 들지만 이를 감안해도 한국 근로자를 쓰는 게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하다. 미국 인건비가 워낙 비싸다"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다.
A씨는 "미국 사람들은 시간을 못 맞춘다. 한국 사람들은 '언제까지 해달라'고 하면 이에 맞춰서 빨리빨리 움직이는데, 미국 사람들은 느긋하게 진행한다. 공기(공사기간)가 무한정 늘어난다"고 말했다.
사업 계획에 맞춰 공사를 완료하고 생산성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막막할 수밖에 없다.
비자 문제도 비슷하다. 미국 정부가 도와주기는 커녕 10년째 비자 요건이 완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하청에 하청을 거치는 구조가 더해지면서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해야하는 소규모 업체는 까다로운 비자 조건을 미국 당국과 협상할 실력도, 금전적 여유도 없게 된다는 것이다.
A씨는 코스닥 상장사인 B 기업을 지목하며 "인력 조달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있다. B사가 그 예"라며 "B사는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공공기관은 물론 대기업의 사업 거의 대부분을 수주한다. 하지만 B사가 실제로 고용한 인력을 보내는 경우는 0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B사가 하는 일은 낙찰받아온 일을 다른 하청업체한테 뿌리는 것 뿐이다. 결국 실무를 담당하는 건 월 매출 몇백만 원 하는 소규모 회사인데, 무슨 재주로 미국 당국과 이야기해서 정식 비자를 받아오겠나"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