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국내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1호’ 사업자로 출발했던 렌딧이 결국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한때 500억 원대 투자를 유치하며 ‘테크핀(TechFin) 혁신 기업’으로 불렸던 렌딧은 급변한 금융환경과 사업 전략 실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렌딧은 25일 고객 공지를 통해 “금융 환경 변화와 사업 전략 변경에 따라 오는 2025년 10월 2일부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영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모든 투자 상품은 이미 상환이 완료됐고, 남아 있는 예치금은 2025년 11월 10일까지 출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15년 출범한 렌딧은 개인신용 기반 중금리 대출 시장을 겨냥하며, ‘100% 비대면 금융 플랫폼’을 내세운 대표적 P2P 금융 스타트업이었다. 2021년 7월에는 H&Q 코리아로부터 50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펀드는 국내 연기금, 공제회, 금융사들이 참여한 블라인드 펀드로, 당시만 해도 “국내 P2P 금융의 혁신 모델”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그러나 렌딧의 화려한 출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몇 년간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 P2P 업계 전반의 신뢰도 하락이 겹치며 렌딧의 사업 모델은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금융지주 계열사와 인터넷은행의 공세가 거세지자 렌딧은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성장 정체에 빠졌다.
이로 인해 투자사들의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H&Q 코리아가 운용한 제4호 블라인드 펀드에는 연기금·공제회·금융사들이 참여했는데, 이번 영업 종료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당시 렌딧은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모형’이라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내세웠지만, 금융 규제와 시장 경쟁 속에서 사업 확장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렌딧은 고객 안내문에서 “서비스 종료는 불가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신 신뢰와 응원은 큰 힘이 됐다”며 사실상 시장 퇴장을 인정했다.
‘온투업 1호’라는 타이틀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렌딧의 몰락은, P2P 금융의 미래가 결코 장밋빛이 아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한순구 기자 po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