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전 빈티지 수익률 1위…퇴직연금 시장 존재감 강화
ETF–TDF 연계한 하나금융 통합 운용 생태계 구축 본격화
국내 자산운용업계는 삼성·미래에셋 등 대형사의 독주 체제가 굳건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소형사들이 차별화된 상품 전략과 기민한 시장 대응을 앞세워 틈새를 파고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초’ 타이틀을 내세워 시장의 관심을 끌거나, 특정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의 「중소형사발 운용업계 여진」은 자본 규모는 작지만 독창적인 상품 기획력과 선제적 투자 아이디어로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소형 운용사들의 행보를 따라가 본다. <편집자 주(註)>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국내 자산운용 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하나자산운용이 UBS 인수 이후 '상장지수펀드(ETF)·타깃데이트펀드(TDF) 투트랙 성장전략'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TF 부문에서는 불과 1년 만에 운용자산이 6배 이상 불어나며 시장 점유율 1%대에 근접했고, TDF에서는 출시 6개월 만에 전 빈티지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ETF와 퇴직연금을 잇는 ‘하나금융 통합 운용 생태계’ 구축을 통해 그룹 내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UBS 편입 이후 ETF 운용자산 6배↑…시장 평균 성장률 압도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2023년 10월 스위스 UBS 지분을 정리하고,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ETF와 TFD 모두에서 업계 상위권으로 빠르게 안착하며 중소형사 재편 흐름 속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3년 10월 당시 3503억원 수준이던 하나자산운용의 ETF 운용자산(AUM)은 현재 2조3727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ETF 전체 시장의 잔고가 127% 성장한 데 비해 하나자산운용의 ETF는 무려 600% 이상 성장하며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시장점유율은 0.32%에서 0.87%로 0.55%p 상승했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성과의 배경은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 그리고 혁신적 상품전략의 결합"이라며 "1조원 규모의 ‘1Q 머니마켓 ETF’를 통해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고, 2023년 4개에 불과하던 ETF 라인업을 현재 15개로 확대해 투자자 수요를 폭넓게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자산운용은 올해에만 미국배당, 메디컬AI, 샤오미밸류체인, K소버린AI 등 8종의 ETF를 신규 상장했다. 상장 종목 수는 타 주요 운용사 평균(103종)에 비해 적지만, 순자산 기준으로는 ETF 운용사 10위권에 올라섰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ETF 시장이 향후에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규모와 범위를 함께 확장하면서 차별화된 테마형 ETF를 지속 출시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더넥스트 TDF' 출시 6개월 만에 전 빈티지 수익률 1위 달성
ETF 성장세와 함께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2014년 '하나행복한TDF'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하나더넥스트 TDF'(2030~2055 6개 시리즈, 2024년 9월 30일 상장)는 출시 6개월 만에 전 빈티지에서 피어그룹 1위를 기록했다. 2025년 10월 15일 기준 누적 수익률 역시 6개 빈티지 모두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설정일 기준 수익률은 ▲2030이 15.93% ▲2035가 17.22% ▲2040이 19.37% ▲2045가 21.07% ▲2050이 21.06% ▲2055가 21.36%로 집계됐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하나더넥스트 TDF의 환헤지 전략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라며 "해외주식은 환오픈으로 달러 강세 구간의 방어 효과를 얻고, 해외채권은 환헤지 운용으로 변동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니저 재량권을 30% 이내에서 전술적으로 운용하고, 일정 한도를 초과하면 운용 부문 내에서 모니터링 및 적정성 검토를 실시하는 등 사전 대응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는 수익추구가 아니라 위험관리 중심의 환헤지 전략으로, 일관된 원칙과 정교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운용 인력 역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준래 글로벌멀티에셋운용본부장은 약 2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EMP(ETF 자문포트폴리오) 자산을 운용하는 해외주식 전문가로, 엔비디아(NVIDIA)를 조기 발굴하고 연기금 글로벌주식형 EMP펀드에서 반도체·AI ETF 비중을 선제적으로 확대한 이력이 있다.
권정훈 CIO는 금리 사이클 변화에 따른 채권 비중 조정으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 하나자산운용 측은 "Quantamental(퀀트+펀더멘털)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심층 분석해, 운이 아닌 구조적 경쟁력으로 1등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ETF–퇴직연금 연계한 그룹 통합 운용 생태계 구축 추진
하나자산운용은 향후 TDF 시장 점유율 '톱(TOP)5' 진입을 목표로, 퇴직연금 상품군과 ETF를 연계한 그룹 내 시너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IRP(개인형퇴직연금)·DC(확정기여형) 등 개인연금 계좌를 대상으로 한 ETF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을 병행 중이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2024년 말 기준 427조원 규모이며, 향후 10년 내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그룹은 퇴직연금 시장을 미래 핵심 승부처로 보고, 금융지주 차원의 역량 결집에 나섰다. 하나은행의 2025년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41조2000억원으로, 순증액 9700억원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금융권 전체의 미래 핵심 승부처로, DC·IRP 유형의 성장세가 특히 빠르다"며 "하나자산운용은 '하나더넥스트 TDF'와 '1Q S&P500 ETF', '1Q NASDAQ ETF' 등 퇴직연금 친화형 상품을 출시하며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ETF와 TDF를 중심으로 혁신 상품 개발을 지속하고, 그룹 내 판매채널 및 자산관리 부문과의 유기적 협업을 통해 운용통합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의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정수진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