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률 확대·개인화 서비스 강화 전략 가속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우리은행이 본격적인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모바일 채널 중심으로 금융 생태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WON뱅킹을 전면에 내세워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주도하고 있는 ‘2강 체제’에 균열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단순한 앱 개편만으로는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국내 금융소비자의 금융 이용 패턴은 이미 모바일 중심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이 흐름을 정확히 포착해 직관적 사용자 경험(UX)과 빠른 처리 속도를 앞세워 MZ세대를 중심으로 고객을 빠르게 흡수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앱 구조 복잡성, 메뉴 가독성 부족 등이 지적돼왔다. 이로 인해 젊은 세대에서의 충성도는 두 인터넷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WON뱅킹 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시중은행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토스나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여전하다. 토스 앱은 MAU 약 2500만명, 토스뱅크는 약 1000만명, 카카오뱅크는 약 1890만명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WON뱅킹은 1000만명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특히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MZ세대 집중도가 높아, 단순 가입자 수보다 고객 ‘체류 시간’과 충성도에서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에 대응해 앱 UX/UI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로그인과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송금·대출·투자 서비스를 홈 화면에서 원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개편하는 중이다. 또한 기존에 분산돼 있던 자산관리 메뉴를 통합해 ‘원스톱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표면적 개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단순 송금 앱을 넘어 신용관리, 카드, 보험, 투자, 생활결제까지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한 데 비해, 시중은행 앱은 여전히 기존 인터넷뱅킹을 모바일로 옮겨놓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소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별도의 금융 앱을 전전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금융활동을 한 앱에서 해결한다. 반면 시중은행 앱은 여전히 기능별 분리 구조가 뚜렷하고, 개별 기능의 UX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은행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 행동 패턴과 자산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소비 분석·예산 관리·투자 조언 기능을 추가하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 금융거래 앱에서 ‘개인 금융 어드바이저’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앱 안정성과 처리 속도 개선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토스·카카오뱅크에 비해 시중은행 앱은 거래 처리 단계가 길고 인증 절차가 번거롭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리은행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편인증·생체인증 범위를 넓히고, 비대면 전용 대출·투자 상품의 UX를 대폭 개선 중이다.
다만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간의 ‘비용 구조 격차’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물리적 지점이 없기 때문에 운영비를 UX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지만, 우리은행은 전국 지점망을 유지해야 해 투자 효율성에서 불리하다.
금융IT 업계 관계자는 “우리WON뱅킹이 토스·카카오뱅크와 진검승부를 하려면 단순한 UI 개편을 넘어 서비스 철학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젊은 고객이 굳이 은행 앱을 켤 이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결국 우리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은 단순한 앱 완성도를 넘어, MZ세대가 ‘머물고 싶어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인터넷은행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전통 금융의 신뢰도와 디지털 혁신을 결합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