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줄줄이 실적 부진…그룹 전반 재무건전성 ‘경고등’
상상인저축은행, 부동산 대출 연체율 40% 육박, 자본 확충 부담 커져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KBI그룹이 최근 3개월 사이 두 곳의 저축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며 약 25년 만에 금융업에 복귀했다. 그러나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본 적정성 확보가 시급한 자산 2조원대 상상인저축은행에 충분한 자금 지원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4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KBI국인산업은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를 약 1107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 7월 경북 구미 지역 기반의 라온저축은행 인수에 이은 두 번째 저축은행 투자다.
KBI그룹은 전선·동소재·자동차부품 등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제조기업이며, 인수 주체인 지주사 격 KBI국인산업은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폐기물 처리업체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KBI메탈, KBI코스모링크, KBI동국실업, KB오토텍 등이 있다. 그러나 다수의 핵심 계열사가 적자 또는 실적 둔화를 겪고 있어, 그룹 전반의 재무 건전성과 향후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경영 개선 능력이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상장 계열사인 KBI동양철관은 연결기준으로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15억원, 19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6억9500만원)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다. 매출도 지난해 2,50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85억원으로 급감했다. KBI동국실업 역시 지난해 반기 기준 13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올해 상반기 누적 46억원의 손실로 전환됐다. KBI메탈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7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0% 감소했고, 총포괄손익은 13억원 적자였다.
인수 주체인 KBI국인산업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3836억원, 자기자본 3382억원, 매출 611억원, 당기순이익 318억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그룹 전체로 보면 계열사 실적 부진이 누적되고 있어, 향후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한 금융사 인수를 감당할 여력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KBI국인산업의 라온저축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은 부채비율·범죄경력 등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시 경영정상화를 위한 증자 계획도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번에 인수하는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자산 규모 1000억원 대인 라온저축은행과 달리 2조원대에 이르는 업계 10위권 저축은행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도 훨씬 크다는 점에서 부담이 불가피하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분기 말 연체율은 21.24%로 지난해 동기(16.51%)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4.66%에서 27.16%로 뛰었다. 이는 저축은행 업권 평균 연체율(7.53%)의 약 3배 수준이다.
특히 부동산PF 대출(1,383억원)의 연체율은 37.82%, 건설업 대출(903억원)은 37.98%, 부동산업 대출(2,868억원)은 46.72%에 달했다. 부동산 관련 전체 신용공여(5,154억원)의 연체율은 42.8%로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 2023년 말 우리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 당시에도, 부동산PF 부실 정리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과도한 자본 투입 부담이 인수 걸림돌로 지적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만큼, 충분한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경영개선요구 등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