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자회사 확보에도 지주사 전환은 과제…속도 저하 가능성 제기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수협은행이 최근 부행장 연임 인사를 단행하며 조직의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안정 중심의 인사가 금융지주사 전환이라는 대형 과제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수협은행이 최근 비은행 자회사 확보 등 지주사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향후 지주사 전환 로드맵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최근 최민성 기업그룹 부행장과 이준석 여신지원그룹 부행장을 1년 연임시키며 기존 경영진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두 부행장은 2023년 부행장에 선임된 뒤 주요 부문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핵심 인물로, 실무 경험과 조직 장악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에서는 “성과를 인정한 자연스러운 연임”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수협은행으로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인사’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지주 전환은 단순히 조직을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자본 구조·위험 관리 체계 등을 전면 재설계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 전환은 추진력과 결단이 중요한데, 이번 인사는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고 말했다.
수협은행은 최근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확장의 첫 단추를 끼웠다. 금융지주사 전환 요건인 ‘복수 비은행 금융회사 보유’를 충족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전체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며, 증권·캐피털 등 추가 자회사 확보 여부와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더욱이 비은행 계열 편입 후 초기 경영 안정화와 시너지 확보 작업도 필수적이다.
자본비율 확대 문제도 주요 과제다. 지주사 전환 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BIS비율 관리가 쉽지 않다. 수협은행은 최근 순익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형 인수나 신규 부문 확장 시 자본 소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아직은 지주 체제 전환의 속도를 끌어올리기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변화 추진 과정에서 조직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외부 변수와 금융환경 변동성이 큰 시점에서 무리한 인사 개편은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수협은행 내부에서는 “지주 전환은 중장기 과제이며, 빠른 속도보다는 안정적 준비가 우선”이라는 입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비이자 수익 확장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을 고려할 때, 지금의 속도로는 경쟁 은행 및 금융지주사들과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비은행 부문의 수익 기반 확충은 금융지주사의 핵심 요건이자 지속 성장의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장기적으로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협은행의 최근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전환, 기업금융 강화, 수익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순익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그러나 아직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강하고, 인수한 자산운용사의 향후 실적·시너지 창출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결국 이번 부행장 연임은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안정성이 지주사 전환의 ‘속도’를 뒷받침할 것인지, 아니면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인지다. 금융권에서는 “지금은 안정과 변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시기”라며 “수협은행이 향후 어떤 조직 개편과 전략 조정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현실화할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협은행이 이번 인사로 보여준 ‘안정 우선’ 기조가 향후 지주 체제 로드맵의 추진력으로 이어질지, 그 반대로 실제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지는 향후 추가 인사·조직 구조 변화·비은행 확장 전략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현 부행장들은 업무적으로 우수하고 월등한 점을 인정받아 연임된 것"이라면서 "현재 수협은행 입장에서는 인수한 자산운용사와 시너지를 잘 내며 안정성을 가져가는 것이 목표고 지주사 전환은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부행장 인사는 지주사 전환과는 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