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현 이영종 사장 지휘 하에 '순익' 껑충... 그룹 내 '1위 비은행 도약'
배당 통해 신한금융 밸류업에 기여하기도... 다만 건전성 등 내실은 저하
업계 "손해율·건전성 등 관리 위해 재무·회계 전문가 천 부사장 투입한 것"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신한라이프의 선장이 천상영 현 신한금융지주 그룹재무 부문 부사장으로 교체된다. 실적 확대 등 이영종 현 신한라이프 사장의 '공'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일부에서 나오는 가운데, 신한금융이 건전성 등 신한라이프의 내실 관리를 위해 '재무통'인 천 부사장을 새로운 리더십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일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신한라이프 신임 사장 후보로 천 부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천 부사장은 추후 신한라이프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자격 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친 뒤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7년 말까지 2년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예상을 뒤집은 '깜짝 인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현재 수장인 이영종 사장이 재임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만큼 이 사장의 '2+1년'이라는 그룹 내 CEO 임기 관행을 깨고 재연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2023년 1월 2년 임기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말 그룹 내 다른 자회사 CEO들이 대대적으로 교체되는 와중에도 1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실제로 신한라이프는 이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그룹 내 '효자' 비은행 자회사로 탄탄히 자리매김했다. 일례로 순이익의 경우 2023년 4724억원, 지난해 5284억원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이 5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늘었다. 업계는 신한라이프가 올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 중이다.
이와 함께 신한라이프는 이 사장 체제에서 신한금융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순이익의 대부분을 모회사인 신한금융에 배당하며 신한금융이 주주환원 여력을 늘리는 데 보탬이 된 것. 신한라이프는 올해 2월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4568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으며 이에 따른 총 배당금은 5283억원(배당성향 99.9%)에 달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신한라이프는 순이익 측면에서 생명보험업계 '톱(TOP) 2' 진입을 목전에 둘 정도로 성장세가 좋았다"라며 "특히 신한라이프가 올 1분기부터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는 신한금융이 이 사장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신한라이프의 '내실'에 한층 집중하고자 리더십 교체를 단행했다고 보고 있다.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신한라이프의 건전성 등에 '노란불'이 들어온 만큼, 이를 관리하기 위해 재무·회계 전문가인 천 부사장을 새 CEO로 택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한라이프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2023년 말 최고치(250.8%)를 찍었으나 이후 기준금리 인하 바람 등을 타고 차츰 하락해 올해 3분기 말에는 189.96%까지 떨어졌다. 여전히 금융당국의 권고치(130%)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지만 하락폭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보험 가입자가 한꺼번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얼마나 지급할 수 있느냐를 나타낸다.
여기에, 신한라이프는 타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손해율 악화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의 올 3분기 누적 보험손익(573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배경에도 높아진 손해율이 자리한다는 지적이다. 신한라이프는 이 사장 체제에서 건강보험 판매 등을 늘리며 실적을 단기간에 높였지만 이 과정에서 판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장 등을 강화하면서 손해율도 덩달아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킥스 비율 및 손해율 악화 등은 신한라이프를 포함한 보험업계 전반의 공통적인 흐름"이라며 "내실 저하가 장기화되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데다가 신규 담보 손해율 가이드라인과 기본자본 킥스 비율 등 신규 제도 또한 도입이 예정된 터라 (신한금융이) 재무 전문가이면서 보험업을 경험해본 천 부사장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이 신한라이프의 내실을 중요시 했다는 점은 이번 인사에 대한 자경위의 설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5일 "(천 부사장은) 지주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장기간 담당하며 그룹 사업라인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회계 전문성이 뛰어난 인물로, 특히 지난해 이후 신한라이프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이사진과 임직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점이 (자경위의)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경위 관계자는 "이 사장이 외형적으로 양호한 성과와 성장세를 이끌어왔지만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타이밍"이라며 "천 후보가 재무 및 경영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신한라이프를 보다 탄탄한 회사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