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은·산은, 노사 갈등에 '흔들'...임금·인사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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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은·산은, 노사 갈등에 '흔들'...임금·인사가 '발목'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6.01.06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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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김성태 전 행장 퇴임 이후로 '공석'···현재 전무 직무대행 체제
기은 노조, "금융위 이달 중 대안 제시 안 할 경우, 총파업 돌입"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과정에 개입한 인사 대상자 '노조 반발'에 철회
업계 "국책은행 파업 시 일부 산업의 위기 대응 역량 감소" 우려
2024년 기업은행 노조 총파업 당시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4년 12월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열린 파업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녹색경제신문 = 김나영 기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노사갈등에 흔들리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총임금제 협상에 대한 대안이 이달 말까지 나오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고, 산업은행 노조는 부산 이전에 관여한 인물들의 임원 인사를 두고 천막 농성 등으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정책금융의 핵심 축인 두 은행에서 노사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기업은행 노조는 총인건비제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말 총파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23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이 91%에 달한 데 따른 결정이다.

노조는 총인건비제 때문에 초과근로수당과 성과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인건비제는 정부가 정한 연간 인건비 한도 내에서만 공공기관이 임금과 수당을 집행하도록 한 제도로,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기업은행에도 적용된다. 노조 측은 직원 1인당 약 1000만 원 수준의 시간외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초과 성과에 대한 특별성과급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노사갈등을 조정해야 할 기업은행 행장 자리는 2일 김성태 전 행장 퇴임 이후 공석 상태다. 현재는 김형일 전무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총파업을 앞둔 중대한 국면에서 노사 분쟁을 해결해야 할 은행장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실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기업은행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문제로 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총인건비제 때문 아니냐”며 “기업은행장은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정책실장도 대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산업은행 역시 노사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서 핵심 보직인 수석부행장과 혁신성장금융부문장(부행장) 인사를 제외했다. 당초 이봉희 기업금융부문 부행장과 김사남 벤처금융본부장이 각각 해당 직위에 내정됐지만, 최종 발표 명단에서는 빠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인사 제외는 노조 반발을 고려한 조치다. 노조는 두 인사 대상자가 윤석열 정부 당시 추진됐던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과정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선임 철회를 요구해왔다. 이 부행장은 부산 이전을 추진한 강석훈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김 본부장은 부산이전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산업은행은 혁신성장금융부문장 자리에 대해 다른 인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수석부행장 인사는 아직 최종 철회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노조는 현재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임원 인사가 확정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농성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노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노사 리스크가 국책은행의 역할 수행에 차질을 빚을 경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과 주요 기관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2% 초반으로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정부도 경기 회복세 진입을 진단했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K자형' 회복에 따른 체감 경기와의 괴리를 우려한 만큼, 성장 반등 국면에서도 정책금융 차원의 대응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달러·원 환율은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 개입 이후 1440원대까지 내려왔지만, 국제 정세 불안 등으로 상승 압박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금융권은 시장 안정 장치 가동,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중소기업 유동성 공급, 구조조정과 산업 전환 지원 등 굵직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100조 원 규모 시장 안정 프로그램’ 역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적극적인 금융 공급 능력을 전제로 설계됐다.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대출 심사와 보증 집행이 지연되고, 구조조정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노사갈등이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정책금융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기업 지원 지연과 경기 회복 지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 국책은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경제 충격을 흡수할 완충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간 성장률 2% 달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책은행의 역할이 흔들리면 위기 대응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며 “노사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지고 정책 자금 집행이 지연될 경우 부실 PF 확대와 중소기업 연쇄 부실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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