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현대캐피탈, 자동차 금융 전략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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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현대캐피탈, 자동차 금융 전략 ‘미묘한 온도차’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6.01.08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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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금융 비중 격차…집중과 분산 사이 갈린 포트폴리오
건전성·조달 여건은 차별화…경기 둔화 국면서 전략 검증대
현대캐피탈(왼쪽), KB캐피탈 CI.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경기 둔화 국면이 길어지면서 캐피탈사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본격적인 평가 국면에 들어섰다. 자동차 금융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아온 캐피탈사들 사이에서, 자산 집중 전략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분산을 통해 변동성을 줄일 것인지를 두고 전략적 대비가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KB캐피탈과 현대캐피탈의 상반된 포트폴리오 구조가 향후 업권 내 상대 평가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국내 캐피탈업권에서 가장 뚜렷한 자동차 금융 특화 모델을 구축한 회사로 꼽힌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은 80%를 상회하며, 신차 할부·리스, 중고차 금융, 렌터카 및 리스 자산이 영업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같은 구조는 현대차·기아 판매 흐름과 실적이 밀접하게 연동되는 특징을 갖는다.

건전성 지표만 놓고 보면 현대캐피탈의 우위는 분명하다. 같은 시점 기준 현대캐피탈의 연체율은 0.7%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2%대 초반으로 집계돼, 캐피탈업권 평균(연체율 3% 안팎, NPL 비율 3%대 중반)을 크게 하회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을 여전히 ‘건전성 우등생’으로 평가하는 배경이다.

다만 이러한 안정성은 경기 환경 변화에 따라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신차 구매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격 조정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금융 특성상 담보 가치 하락은 연체 발생 시 회수율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자산 집중도가 높은 구조일수록 변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와 대비되는 곳이 KB캐피탈이다. KB캐피탈 역시 자동차 금융을 주요 사업 축으로 두고 있지만, 자동차금융 비중은 53% 수준으로 현대캐피탈보다 낮다. 기업금융과 일반 리테일 금융 비중을 함께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분산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정 산업 사이클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에서 경기 방어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전성 지표에서는 KB캐피탈이 현대캐피탈보다 다소 열위에 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KB캐피탈의 연체율은 2% 안팎, NPL 비율은 2%대 후반 수준으로 파악된다. 단기적인 수치만 보면 현대캐피탈의 안정성이 더 두드러지지만, 경기 둔화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분산형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관리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조달 구조에서는 현대캐피탈의 경쟁력이 비교적 명확하다. 현대캐피탈은 국내와 해외 채권 시장을 병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금리 변동 국면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해외에서 5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비교적 낮은 가산금리로 자금을 조달했고, 국내에서도 4%대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 발행 사례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그룹 신용도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조달 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KB캐피탈 역시 여전채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조달을 이어가고 있으나, 은행계 금융그룹 소속이라는 점에서 그룹 전반의 자본 규율과 규제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글로벌 조달 선택지와 금리 측면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 전략에서도 방향성은 갈린다. 현대캐피탈은 신차 금융 둔화에 대응해 중고차 금융과 리스·렌터카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 전략은 중고차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잔존가치(RV)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어 관리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따른다. KB캐피탈은 자산 성장 속도를 조절하며 고위험 자산 취급에 비교적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두 회사를 두고 '집중 전략의 우등생'과 '분산 전략의 방어형 플레이어'라는 대비된 평가가 나온다. 현대캐피탈은 지금까지 자동차 금융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을 구축해 왔지만, 그만큼 특정 산업 사이클에 대한 노출도 크다. 반면 KB캐피탈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보수적일 수 있으나,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은 현재까지 지표상으로는 가장 안정적인 캐피탈사지만, 경기 둔화가 길어질수록 자동차 금융 집중 전략에 대한 상대평가가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분산형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KB캐피탈과의 비교가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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