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선택지 마련한 점은 박수받아 마땅
“셀토스의 내부 잠식 논하기엔 시기상조”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기아가 오는 1월 2세대 셀토스 공식 출시를 앞둔 가운데, 카니발리제이션(내부잠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브랜드 내 니로와 차체 크기, 파워트레인 등에 큰 차이가 없어서다. 셀토스 파워트레인 선택지에 하이브리드가 추가되며 니로와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기아는 2세대 셀토스를 공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2세대 셀토스를 개발하며 소비자 요구에 귀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기존 셀토스는 차체 크기와 하이브리드 부재가 아쉬움을 남겼다. 신형은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차체 크기를 키워 넓은 공간을 마련하고, 하이브리드 선택지를 새로 추가했다.
1세대 셀토스는 출시할 때부터 소형 SUV 중 가장 큰 차체 크기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후발 주자임에도 단숨에 소형 SUV 시장을 제압했다. 2세대는 덩치가 한층 우람하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4430×1830×1600mm다. 이전보다 40mm 길고, 30mm 넓다.
실내 공간을 엿볼 수 있는 휠베이스는 2690mm로 60mm 늘었다. 소형을 넘어 준중형 SUV로 거듭난 셈. 실제로 이제 셀토스는 준중형 SUV인 니로보다 더 크다. 다만 휠베이스가 30mm 짧을 뿐이다.
2016년 등장한 니로는 친환경·고효율을 앞세워 국내 하이브리드 SUV 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2018년에는 니로 EV가 등장하며 친환경차 이미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보편화되며 독보적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판매량만 봐도 니로가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다. 2022년 3만대에 육박했던 니로 하이브리드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1만3600대로 쪼그라들었다. 니로 EV 판매량은 295대에 불과했다. 이제 집안 형제들까지 나서 니로를 위협하고 있다. EV3가 니로 EV의 존재감을 지운 지 이미 오래다. 셀토스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쌓아올린 고효율 SUV 이미지를 탐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아가 니로를 단종할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기아가 셀토스 하이브리드의 유럽 진출을 공식화한 까닭이다. 해외 시장에서도 니로의 존재감은 점점 더 흐려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하지만 기아는 니로 상품성 개선 모델의 디자인을 공개하며 단종설을 잠재웠다.
부분변경이지만 변화 폭은 작지 않다. 신선함을 불어넣기 위해 신경 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니로가 판매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완전신차로 거듭난 셀토스가 니로 부분변경 모델의 신차 효과를 지워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늘날 자동차는 차체 크기와 파워트레인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면서 차급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소형·준중형 시장에서 두드러진다. 넉넉한 차체 크기가 곧 상품성인 소형차는 점점 더 덩치를 키우다가 어느새 준중형 모델에 흡수된다. 국내 시장에서 소형 세단이 자취를 감춘 이유다.
많은 소비자가 소형차에 더 큰 차체 크기와 값비싼 장비를 원하는 건 맞지만, 다양성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소비자는 없다. 이와 같은 측면으로 바라볼 때 기아의 니로 부분변경 모델 출시는 소비자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셀토스와 더불어 취향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내부잠식은 니로와 셀토스가 수요를 나눠 가졌을 때 이야기다. 다양한 선택지가 새로운 고객 유입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성공적인 전략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셀토스 하이브리드의 내부 잠식 우려를 논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